[란코프 칼럼] 北 장성택이 中에서 빈손으로 온 이유는?

지난 한 달 반,?국제사회는?북한과 중국(혹은 북한 정부와 중국 대기업)이?대놓고 다투는?이례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중국과 북한이 진정한 동지였던 적도 없지만, 실제로?진정한 동지가 아니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는데도, 지난 수십년간 북한과 중국의 잦은 불화는 가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그것이 깨진 것이다. 둘의 관계는 모두에게 공개됐다. 이번 사건이 중요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흥미로운 것만은 사실이다.

이번 분쟁은?랴오닝성에 있는 거대 광산기업인 시양그룹(西洋集團)이 지난 8월 초 북한과의 거래에서 겪은 불쾌한 경험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시양그룹은?북한과의 거래에서?발생한 불합리한 규정, 지나친 감시, 뇌물을 요구하는 관료들, 무엇보다도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빼앗아?간다는?불만을 토로했다.?하지만 이러한?사항들은 지난 수십 년 간 북한에 투자해 왔던 외부 사람들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던 사실이다.

지난 2007년 북한과 계약한 시양그룹은 철 함유량이 낮은 철광석에서 철을 캐내는 거대한 광산을 건설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북한 관리들은 보안관련 사항을 들먹이면서?시험 목적으로 다량의 시료를 중국으로 가져가지 못하게?했다. 또 중국 기술자들과 근로자들이 음식을 사러 갈 때도 북측 보안요원이 동행했으며, 이들은 광산에서 2km 반경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어쨌든?2011년 초, 광산이 잘 운영됐고 중국 기술자들은 북한 근로자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일단 프로젝트가 활성화되고 북한 노동력으로도 작업이 가능해지자 시양그룹은 북측으로부터 계약을 수정해야 한다는?통보를 받았다. 원래 계약서에는?계약의 기본 조건들이 30년간 개정될 수 없다고 쓰여 있었는데도 말이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계약 조건에서는 판매가의 4~10%에 이르는 자원세, 공업용수 사용료와 임대료, 북측 근로자 급여 700% 인상 등의 조건이 담겨 있었다. 이 급여는 근로자들에게 가지 않고, 국가의 금고로 바로 들어가는데, 이는 북한 합작 회사의 관례다.

시양그룹은 이 같은 요구를 거절했다.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자 북한이 이 프로젝트를 빼앗으려 한다는 뻔뻔한 시도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북한은 중국 근로자들을 강제 추방하기 시작했다. 2012년 2월, 북한은 중국 전문가들이 묵고 있는 숙박시설의 물과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결국 2012년 3월 7일, 북한 경찰은 중국인 숙소를 접수하고 시양그룹의 중국인 근로자들을 버스에 태워 중국으로 보내버렸다.

시양그룹은 중국대사관과 협의해 북한에서 그들이 겪었던 일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사업에 쓰인 뇌물 목록들, 특히 북측 기업 대표이면서 광산을 개인 소유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되는 리성규에게 제공된 뇌물 목록을 공개했다.

시양그룹은 수 차례에 걸쳐 리성규가 10만 달러의 금전적 보상을 요구했고, 심지어 그의 미국산 허머(Hummer) 자동차 비용도 지불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시양그룹 회계 관계자에 따르면 리성규와?동료들은?여행 비용도 그룹 측에 요구했으며, 여기에는 술값 뿐 아니라 성매매 비용도 포함됐다고 했다. 시양그룹은 발표자료에서,?리성규가 108kg의 거구이며 값비싼 중국 별미를 게걸스럽게 먹는 데 뛰어나다고 언급하는 등?신랄하게 비판했다.

“모든 사람들은 북한이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먹을 것이 부족해?주민들 대부분이 말랐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거구인 리성규를 보면 그가 얼마나 호화로운 삶을 살고 있는가를 여지없이 보여준다.”

하지만 이는 그리 이상한 것이 아니다. 북한은 고칼로리 식품을 섭취한다는 것으로 엘리트계층이 구분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용들과 프로젝트 투자 등으로 시양그룹은 약 5500만 달러의 손해를 입었다.

시양그룹 홈페이지에 이 성명서가 발표되자, 중국을 비롯한 각국이 즉각적인 관심을 보였다. 정부의 승인 없이 정부와 관련 있는 중국 회사가-중국 광업회사는 대부분 정부와 연결돼 있다- 이런 이슈를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따라서 이는 중국 정부가 북한 정부에 경고하고 싶어한 시양그룹 주장을 지지했다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은 그다지 관대하지 않다. 성명을 발표하자 북한 정부는 시양그룹의 주장에 반박했다. 9월 5일, 조선중앙통신(KCNA)은 시양그룹을 비난하는 논평을 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의 공식?매체이고 북한 정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관지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중국회사가 적대적 세력과 결탁하고 악의적으로 선동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일부 문제가 있었을지는?몰라도 협력의 정신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채,?본질적으로 모든 책임을 부인했다. 더 나아가 조선중앙통신은 시양그룹이 협약 일부를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에?시양그룹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발표에 따르면 시양그룹의 출자금액은 초기 계약금액의 절반 정도였다.

격분한 시양그룹 지도부는?가만 있지 않았다. 다음 날인 9월6일, 시양그룹 대변인은 로이터(Reuters)를 통해 처음에 했던 주장 뿐 아니라 북한의 발표와 논쟁에 대해 매우 비판적으로 얘기했다. 우시성 시양그룹 부총경리는 북한이 자신들을 속였다며, “이는 시양그룹만의 이야기가 아니며 북한에 투자하는 모든 회사들에 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로이터와 인터뷰를 하면서?중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비판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정치적 안정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를 압축적으로 잘 보여주는 표현이다.

이러한 이례적인 공개 분쟁에서 우리는 제3자로서 무엇을 파악할 것인가?

첫째, 시양그룹 발표가 중국 정부의 사전 허락과 함께 이뤄졌을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적다. 따라서 이는 북한에 대한 신호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앞으로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은 비즈니스 환경 자체가 위험성이 높아?많은 외국 투자자들이 사기를 당해 왔다. 지난 10여 년 간,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중국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북한에 적절한 그러나 중요한 도움을 계속해서 제공해 왔고 이는 최근 몇 년간 북한이 생존해 나가는 기반이 되어 왔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건전한 정책이다. 중국은 북한의 붕괴나 남한 주도 통일 모두 원하지 않는다. 대신 현재 상황을 유지하고 싶어할 것이다. 또 중국은 비록 비즈니스 환경이 다소 위험하고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지만, 북한에 원조를 제공하고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업체들을 격려함으로써 현 상황을 유지하고 싶어할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합리적이며, 지난 15년간 유지되어 왔고 앞으로도 거의?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이번 상황을?공개하기로 한 것은, 중국도 이제?’갈 때까지 갔다’고 여긴다는 것을 나타낸다.?중국은 이제 적어도 북한의 대규모 사기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메시지는 새 북한 지도부가 필사적으로 새로운 투자처와 재원을 찾고 있기 때문에 특히 중요할 것이다. 시양그룹 사건을 공개한 이번 결정은 김정은의 조언자이자 북한 내부 최고 실력자인 장성택이 투자자를 찾으러 중국을 방문한 직전에 이뤄졌다. 그는 빈손으로 돌아왔고, 그것은 아마 시양그룹 사건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중국은 아마 북한과의 관계를 당장 중단할 생각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이 다음과 같은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길 바라는 것 같다. “중국 민간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싶다면 북한 관리들이 그들의 의무를 어떻게 지켜야 할 지 배워야 한다”는 것 말이다.

*원문은 아시아엔(The AsiaN) 영문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www.theasian.asia/?p=3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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