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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여류:시가 있는 풍경] 납매(臘梅)를 바라보며 무상(無常)을 떠올리다
환하게 피었던 꽃 처연히 지고 꽃 진 그 자리 봉긋이 열매 맺히는 것은 칭얼대며 보채던 아이가 다시 방실대며 웃는 것은 알에서 깨어난 그 어린 새가 어느새 힘차게 저리 하늘 솟구쳐 오르는 것은 이 모든 것이 무상하기 때문이다 속절없음으로 무너지던 자리 다시 딛고 일어서는 것도 떠나보내는 등 뒤에서 기다림의 노래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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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김용길의 영화산책] 현빈·박정민·조우진 ‘하얼빈’…”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가 홀로 외로웠다”
아시아 침략 일본군국주의가 첫 단계로 조선을 병탄하는 그림을 설계한 이토 히로부미(이등박문). 1909년 그를 척결하려는 문무 겸비 조선 지식인 안중근. 러일전쟁 승리한 일본이 뻐기고 있는 연해주에서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은 일제와의 전투에서 공도 세우고 과실도 저지른다. 감독은 안중근 의사를 다룬 기존 여타 수많은 콘텐츠와 차별화를 시도한다. 최대한 객관적 거리감을 유지하기 위해 클로즈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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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신간] 프리드먼 ‘작전술의 본질’…한국군에 어떻게 적용할까?
작전술의 본질에 대하여 도전장을 내민 좋은 책이 있어 추천사를 썼다. 전쟁의 작전적 수준의 허상과 작전술의 실제와 적용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다소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분야다. 그런데 우리가 무심코 인정하는 사이에 그것이 아니라고 용기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한 것 같다. 군의 정예화는 공부하는 군대, 학습하는 군인이 많아질 때 이루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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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문학산 독수리들’ 김영관
어느덧 20년 세월 참 빨리도 가네 같은 방에 모여 앉고 누워 시커먼 얼굴들로 티비 시청하던 그때가 취사장에 빡빡이 손에 잡고 웃고 떠들어 대며 바닥 청소하던 그때가 라면이라도 몰래 하나 끓여 의무실에 모였던 그때가 힘들고 화나도 서로서로 챙기며 웃고 울었던 그때가 이제는 술안주 이야기되어 버린 그때가 많이 건방진 후임 재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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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고명진의 포토영월] 설 앞둔 겨울의 고요
눈송이가 바람에 춤추는 날, 동강의 물결은 조용히 숨을 죽이고, 얼음 아래로 흘러가는 비밀을 품는다. 하얗게 덮인 세상은 무채색 꿈 같아, 시간마저 머뭇거리는 듯 멈춘다. 찬 바람은 뺨을 스치며 속삭이고, 고요 속에서 겨울은 가장 깊은 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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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신정일의 시선, 시인 이동순의 ‘나직이 불러보는 이름들’에 머물다
”내 가슴속에는 살아온 시간만큼의 온갖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하지만 그것을 아무 때 아무렇게나 꺼내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그 이야기들 속에는 차마 남에게 드러내기 힘든 아프고 부끄러운 부분, 슬프고 당당하지 못한 요소들이 있고, 이를 노출하는 것을 삶의 치부로 여긴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동순 시인의 산문집 <나직이 불러보는 이름들>을 받고 첫 페이지를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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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신간] 지리산 수필가 구영회 사색집…’강 건너에는’
“지리산 섬진강 날마다 오가며 ‘나 혼자’ 아닌 ‘우리’로 살고싶은 마음 담아” 지리산을 품은 언론인 수필가 구영회가 여덟 번째 에세이 <강 건너에는>을 펴냈다. 그동안 자연과 일상의 아름다움을 일깨우는 글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는 이번에 우리 삶의 보편성과 하나하나의 개별성이라는 주제에 천착했다. 작가와 주변인들 개개인의 다채로운 삶의 풍경뿐 아니라 모든 인간이 마주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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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류:시가 있는 풍경] ‘충(忠), 그 중심의 자리’-2025년 서시
흔들리며 주저앉는 나라 무너지는 세상에서 다시 충(忠)을 생각한다 충(忠)이 중(中)의 마음(心)이라면 그것은 중심(中心)을 바로 세우는 것이리라 중(中)이란 시중(侍中)과 수중(守中)과 적중(的中)과 중도(中道)의 그 중(中)일 터이다 마음(心)이란 진실함과 성실함과 오롯함과 지극함과 여여함의 그 마음이어야 하리라 중(中)의 자리를 떠난 곳에는 그 어디에도 매이지 않고 어느 곳에도 치우치지 않는 휩쓸림 속에서도 휩쓸리지 않는 마음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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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한국일보 김희원-미디어오늘 이희정의 ‘오염된 정의’ 북토크
김희원 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실장이 <오염된 정의>(사이드웨이 발행·308쪽·1만8000원)을 최근 펴냈다. 32년차 기자인 김희원 실장은 9일 필자에게 다음과 같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1월 23일 오후 7시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리는 ‘기자와 지망생을 위한 <오염된 정의> 북토크’ 참가를 당부하는 것이었다. “제가 한달 전 계엄 직전에 첫 책 <오염된 정의>를 냈는데요. 정치 비평서로 분류돼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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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새로 시작’ 김영관
인생 길 고비고비 크나큰 희노애락 고생 끝 피어나는 잊었던 여유로움 이제는 남은 길만 생각해 쉬어가네 조용히 주위 둘러봐 손 뻗어 잡아보네 힘들던 옛일들을 하나씩 뭉쳐보며 돌덩이 잘근잘근 부수어 날려보네 이제는 남은 인생 생각해 털어내네 점점 더 가벼워지는 내얼굴 내마음속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속 돌아보며 즐거움 이야기하며 웃음 띤 나를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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