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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칼럼] 속으로 썩어가는 생태계
엉겁결에 또 큰 일을 맡았다. 지난 10월6일부터 17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 12)에 환경부 장관을 보좌하는 대체 의장이 되었다. 세계 194개국 대표단이 모여 지구의 생물다양성을 어떻게 보전할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역대 최대였던 소치동계올림픽 참가국 수가 88개국이었던 걸 감안하면 4년 후 같은 곳에서 열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나라보다 갑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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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칼럼] ‘참어른’ 없는 우리사회 걱정된다
세월호 참사의 여운이 이어지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사고가 일어난 지 두 달이 넘었건만 아직도 11명의 행방이 묘연하다. 도대체 언제 그들이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지, 과연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돌아오기는 할지, 생각할수록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번 일을 겪으며 우리는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안전불감증, 안전시스템의 부실, 생명 따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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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칼럼] “빈 손 민망하면 장갑 끼고 오세요”
유네스코는 해마다 10월5일을 ‘세계 선생님의 날’로 정하고 교육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은 제각기 다른 ‘스승의 날’을 기린다. 베네수엘라의 1월15일부터 파나마의 12월1일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우리나라는 1965년부터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15일을 스승의 날로 지키고 있다. 15년간의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서울대 교수로 부임한 이듬해인 1995년에는 내 연구실에 학생이 그리 많지 않았다. 5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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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칼럼] 구달, 헵번, 카터의 공통점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가 제인 구달 박사가 지난 4월3일 팔순을 맞았다. 1960년 스물여섯의 나이에 시작한 침팬지 연구가 올해로 54년째가 된다. 1986년 그는 25년간의 연구 결과를 모아 하버드대 출판부에서 백과사전을 방불케 하는 저서 <곰비의 침팬지들>을 출간했다. 그러나 이 책의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 그 해 11월 시카고에서 열린 침팬지 학회는 구달 박사의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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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칼럼] 내가 ‘타잔’을 좋아한 이유
오래 전에 어디선가 읽은 얘기다. 염라대왕 앞에는 우리의 수명을 나타내는 촛대들이 켜져 있단다. 우리들 각자에게 제가끔 촛대가 하나씩 배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 촛대가 길면 오래 사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일찍 불려가는 것이리라. 어느 날 염라대왕님이 실수로 재채기를 했단다. 그래서 애꿎은 촛불 세 개가 꺼졌다. 멀쩡하게 잘 살던 남자 셋이 졸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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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칼럼] 다시 칼릴 지브란을 읽는 이유
정현종 시인의 시 ‘섬’은 고작 두 줄이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 그 섬에 가고 싶다” 섬들 사이에 물이 있는 줄 알았는데 섬이 사람들 사이에 있단다. 사람들이 섬들이고 그들 사이에 물이 채워져 있다면 배를 타고 물을 건너도 그 사람의 허락 없이는 섬에 오르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들 사이에 섬이 있는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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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칼럼]나폴레옹도 거스를 수 없었던 ‘해류’
2011년 3월 거대한 지진 해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의 냉각수가 감소하며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편서풍 덕택에 대부분의 오염물질은 일본의 동쪽으로 이동했지만 드물게나마 편서풍대가 남북으로 물결치는 이른바 ‘편서풍 파동’이 일면 서쪽으로 이동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 기상청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2011년 4월 4일부터는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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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칼럼] 세계 최대 생태평화공원 ‘DMZ’
남북 관계는 해빙기와 냉각기를 반복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북한 조문단이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기 위해 방문 일정을 연장하질 않나, 남북 적십자 대표들이 중단됐던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하기로 합의하기도 하지만 곧바로 차갑게 얼어붙어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한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가 해방기를 맞으면 나는 도리어 걱정이 태산 같다. 다름 아닌 DMZ(비무장지대)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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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칼럼] 신약 제조기 ‘동물의학’
수의학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동물 세계에도 그들 나름의 의학이 있다는 얘기를 하려 한다. 1972년 탄자니아 곰비국립공원의 구달 박사 연구진은 전혀 침팬지답지 않은 기이한 행동을 관찰한다. ‘휴고’라는 이름의 침팬지가 평소 그들의 식단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표면이 매우 거친 이파리를 먹더란다. 그것도 그냥 씹어먹는 게 아니라 차곡차곡 접어서 잠시 입에 물고 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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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칼럼] 찍찍이의 원조 ‘의생학’
연못 가득 활짝 펼쳐놓아도 연꽃잎에는 좀처럼 먼지가 쌓이지 않는다. 잎의 표면에 돋아 있는 수천 분의 1밀리미터 크기의 미세돌기들 덕택에 별나게 동글동글 맺히는 물방울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먼지를 씻어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하여 카이스트 생명화공학과 양승만 교수팀은 청소할 필요 없는 전광판이나 김이 서리지 않는 유리창을 제작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미세구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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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칼럼] 개미와 베짱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모순 중 이런 것도 있다. 인터넷 속도 세계 최고인 정보통신국가에서 소통이 사회문제라니 이 무슨 기막힌 모순인가. 통신수단의 발달이 소통의 원활함과 정비례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나는 오랫동안 개미를 연구해온 동물행동학자다. 사람들은 대개 개미사회가 여왕개미 혼자 전권을 쥐고 통치하는 전제주의 국가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상당히 민주적이다. 일개미들은 똑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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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칼럼] 손을 잡아야 살아남는다
생태학자들은 자연생태계의 종간 관계를 흔히 2×2 분할표로 정리한다. 기본적으로 서로에게 해가 되는 관계가 ‘경쟁’이고, 득이 되는 관계는 ‘공생’이다. 한 종은 이득을 보고 다른 종은 손해를 보는 관계로 ‘포식’ 또는 ‘기생’이 있다. 그러나 나는 경쟁을 다른 관계와 동일한 차원에서 비교하는 것은 지나치게 평면적인 분할이라고 생각한다. 자원은 한정돼 있는데 그걸 원하는 존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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