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보름달은 우리에게’ 이해인 “달님은 그저 웃기만 하네”

달 위에 선 아폴로 11호 닐 암스트롱

사람들은
달을 보고
저마다 다른 소원을
빌고 또 빌어도

달님은 그저
그래 그래
고개 끄덕이며
담백한 표정으로
응답하고 있네

동글게 살고 싶어도
뜻대로 안 된다고
둥글게 사랑하고 싶어도
미운 사람이 자꾸 생겨서
속상하다고 푸념을 해도

달님은 그저
그래 그래
고개 끄덕이며
웃기만 하네

자꾸 하늘만 쳐다보지 말고
이 땅에 살면서
조금씩 조금씩
둥근 달이 되라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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