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투어⑨]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의 도시 ‘히바’···모스크·메드레세·미나레트

우즈베키스탄 여행의 백미인 이찬칼라 내성 안에서 이 지역 청소년들이 축구 게임을 즐기고 있다. 고대와 중세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의 이찬칼라는 내성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다.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 최희영

[아시아엔=최희영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 작가] 중앙아시아의 탈고 안 될 전설 몇 가닥을 싣고 시베리아로부터 찬바람이 불어왔다. 그 삭풍은 관광단을 품은 이찬칼라(Ichan Kala) 남문의 아시아히바호텔 창문을 밤새 흔들었다.

멀리 아무다리야강 위의 얼음장을 비추던 동짓달 밤의 둥근달까지 꽁꽁 얼게 만든 본격 한파. 하지만 개운하게 자고 일어난 1월 30일 아침, 관광단은 그 전설 속의 사연들을 직접 눈으로 느끼고자 이른 아침부터 서둘렀다. 이제 이날로부터 본격적인 우즈벡 여행이 시작됐다.

티끌 하나 없는 맑은 하늘과 에메랄드빛 미나레트(Minaret)가 환상적으로 어울리는 오전 9시. 4대의 버스에 나누어 탄 관광단 일행은 10여분 뒤 이찬칼라 서문에 도착했다. 딱히 정해진 순서가 있는 건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이곳이 이찬칼라 관광의 시작점이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찬칼라 내성 안쪽엔 스무개의 모스크(Mosque)와 스무개의 메드레세(Medressa), 그리고 여섯개의 미나레트(Minaret)가 잘 보존되어 있다. 우즈베키스탄 여행에서는 이들 낱말과 친해져야 한다. 모스크와 메드레세, 미나레트라는 이름을 수도 없이 듣게 되기 때문이다.

그중 모스크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 이슬람사원이다. 그리고 미나레트는 다함께 기도를 드리기 위해 사람들을 부르는 일종의 상징탑이다. 또 교육용 대강당과 도서관, 교실, 개인용 공부방 등을 갖춘 메드레세는 이 도시가 얼마나 문명적인 국가였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대표적 구조물이다.

먼저 이날의 관광 순서와 관계없이 ‘이슬람 훗자 미나레트’(Islam Khoja Minaret)부터 설명할 필요가 있다. 45m 높이의 위용으로 이찬칼라 어디에서든 눈에 띄는 이 도시의 랜드마크이기 때문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모자이크 장식이 아름다운 탑의 안쪽엔 미나레트 정상으로 오를 수 있는 99개의 폭 좁은 계단이 있다.

계단을 오르는 여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에 오르고 나서야 비로소 왜 “히바를 보지 않았다면 우즈베키스탄을 보지 못한 셈”이라고 했는지 알만했다. 하늘과 맞닿은 정상에서 바라본 이찬칼라는 도시 전체가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중세의 어느 한 시기였다. “원더풀!” 정상에서 만난 스위스 관광객 부부가 외쳤다. 그들의 짧은 감탄사가 부러웠다. 하지만 우리 일행은 그보다 더 짧은 감탄사를 찾아 대적했다. “대박!” 알아들은 걸까? 스위스 관광객 부부가 엄지를 치켜세우며 우리 쪽을 향해 웃어댔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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