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중복’ 우한용 “진땀 나서 머리 빠지던 폭언들”

한 패는 보신탕으로 빠지고

다른 한 패거리는 소 먹으러 간 후

우리는 오리집에 오리처럼 모여

기름진 오리고기에 술맛도 맞춰 보면서

진땀나서 머리 빠지던 폭언들

그 폭설의 장사(長沙) 이야기도 하고

가난한 입맛에 갈매기살 구워

사람을 낚던 기억도 되살려가면서

정히 올해의 후반으로 접어드는 날

농담처럼 익어가는 언어의 보석

말도, 보석은 낡은 클리세로 부서지는 터라

복날도 허허로이 차오는 한기에 질리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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