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국 전문가 “中, G2 위상에 걸맞게 행동해라”


아산중국포럼, 아시아 각국 전문가 ‘전환기의 중국’을 말하다

시진핑 시대, 중국과 아시아엔 어떤 변화 올까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쏘아 올리고, 한국에선 대선 후보들의 홍보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서울의 한 호텔에서는 조용하지만 의미있는 포럼이 진행됐다.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은 중국의 권력교체기를 맞아 11~12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2012 China 포럼 : 전환기의 중국’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한국, 중국, 인도, 미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의 저명 학자 및 언론인 1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중국과 각 나라들과의 관계, 그리고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14개의 세부 주제를 놓고 토론을 펼쳤다. 아시아엔(The AsiaN)은 ‘중앙아시아와 중국’, ‘중국과 아세안’, ‘중국과 인도’ 등의 세션에 참여해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에 대해 갖고 있는 현안과 과제에 대해 취재했다.

중국과 인도의 학자들이 티벳문제, 영토분쟁 등에 대해 연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인도 게라 소장, 중국 지아링 교수, 인도 카톡 연구원, 중국 리타오 교수.


중국-인도: 영토, 티베트 문제 등 민감한 이슈 논의할 채널 필요

중국과 인도 세션에는 인도 측 발제자로 게라(Maj Gen YK Gera) 유나이티드 서비스 인도연구소(United Service Institution of India) 소장, 카톡(Lt Gen PC Katoch) 동 연구소 연구원, 중국 측에서는 지아링(Jia Lieying) 북경 언어문화대학 교수, 리타오(Li Tao) 스촨대 교수가 나와 티베트 문제와 국경지역 영토분쟁을 비롯해 파키스탄-중국, 미국-인도 우방국 관련 현안으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인도 측 토론자들은 중국이 파키스탄 핵문제, 캬슈미르 영토분쟁 등 국경문제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중국 측은 티베트 문제에 대해 인도는 일관성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게라 인도연구소장은 “중국이 파키스탄 핵무기 제조에 도움을 주고 항만시설, 원유 파이프시설 등 인프라 구축에도 큰 지원을 했고, 명백히 인도 영토인 캬슈미르 지역 일부를?자국 영토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며 강대국으로서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아링 북경언어문화대학 교수는 “이슈 문제와 관련해 중국-파키스탄 문제는 굉장히 오래전부터 제기된 문제다. 이러한 문제가 다 해결되기는 어렵다. 대화가 가능한 에너지, 물, 석유 그리고 유엔 틀 차원에서 협력할 부분을 이야기 하자”고 제안했다.

카톡 인도연구소 연구원은 “인도도 미국과 핵 관련 긴밀한 협조를 하고 중국은 파키스탄과 그렇다. 오래된 이야기다. 영토문제가 진짜 문제다. 중국이 카슈미르 지역을 자국영토라고 주장하지만 아니다. 잘못된 것이다. 왜 이렇게 나가나? 중국을 이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리타오 스촨대?교수는 티베트 문제로 맞섰다. 그는 “인도정부가 티베트 문제에 대한 일관적인 정책이 없는 것 같다. 티베트는 중국의 영토다. 달라이라마를 이용해 티베트를 뉴델리 쪽으로 가깝게 했다. 티베트와 관련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카톡 연구원은 “국경협상에 진전이 없었다. 양자교역이 750억 달러 수준이고 추후 1200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경제적으로는 계속해서 긴밀한 협조를 해가겠지만 전략적 이슈에 대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중국은 평화로운 중국 부상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공격적으로 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인도 간 경제와 전략적 이슈 대화 부분을 분리해 전략적 이슈에 대해서는 제도화된 채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게라 소장은 “국가들이 협력하기 위해선 앉아서 많이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전략적이고 민감한?이슈가 없는 것처럼 숨기면 안 된다. 열어놓고 이야기해야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카톡 연구원도 “전략적 이슈 대화를 제도화해야 한다. 중국 언론은 인도 언론과 달라서 신뢰하기 힘들다. 언론에 맡길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 유엔안보리 의장국으로 인도가 들어갈 수 있었지만 중국에 양보한 바 있다.?중국은 대국으로서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리타오 교수는 “사견이지만 ?민간 왕래가 많아지면 많이 해결될 것으로 본다. 인도 사람들은 중국에 많이 오지 않는다. 인적 왕래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지아링 교수는 “중국과 인도는 우방이다. 양국 특정분야에서 물론 문제 있다. 인도인들은 현명하다. 지난?2000년 기간 중 우리는 99% 우방이었다. 짧은 기간 갈등 있었다. 적절한 채널을 찾아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청객으로 참여한 황징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많은 중국 고위층들은 파키스탄을 이익보다는 부채로 여기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황징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리 지안위 국립남중국해연구소 연구원, 누엔 마엉 시엔 미얀마 국제전략연구소 소장, 칼 테이어 뉴사우스웨일즈대 교수, 호앙 안 투안 베트남아카데미 원장이 '중국과 ASEAN'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아산정책연구원>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로 ASEAN 분열 초래하면 안 돼?

중국과 아세안(ASEAN) 세션에서는 남중국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아세안 국가 간에도 입장차가 있다.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등은 중국에 우호적이고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등은 중국의 태도를 비난하고 있다. 지난번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캄보디아의 반대로 남중국해에 대한 아세안 성명이 나오지 못했다.

이 세션에는 황징(Huang Jing)?싱가포르국립대(National Univ. of Singarpore)?교수, 국립 남중국해연구소(National?Institute?for South China Sea?Studies)?리 지안위(Li Jianwei)?연구원,?누엔 마엉 시엔(Nyunt Maung?Shein) 미얀마 국제전략연구소(Mynmar Institute of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소장, 칼 테이어(Carl Thayer) 뉴사우스웨일즈대(Univ. of New South Wales) 교수, 호앙 안 투안(Hoang Anh Tuan) 베트남 아카데미(Diplomatic Academy of Viet Nam) 원장이 나와 토론을 펼쳤다.

누엔 마엉?미얀마 국제전략연구소장은 “미얀마에 대한 서구의 제재가 많을 때 중국이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에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 신정부 이후 중국, 미국, EU와 관계는 좋다. 아세안 몇몇 국가가 갖고 있는 중국과의 영토분쟁은 COC(남중국해에서의 행동 규범)를 통해 해결해야 할 것 같다”고?의견을 밝혔다.

황징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현 상황에서 아세안 중립성은 어렵다. 남중국해 문제가 분열초래했다. 한 국가 반대해도 안 된다. 지금은 아세안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중국이 과도했다. 한 국가가 9개 국가 의견을 반대하는 것이다. 중국이 남중국해를 국제이슈화 한 것이 더 문제다. 전략적으로 모호성 유지하고 있다. 다 내 것이지만 명확하게 말하지는 않는 태도다. 공동협력과?다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남중국해를 두고 중국은 분리역할을 하지 말아야 한다. 부르나이와 말레이시아의 모범사례가 있다”며 “COC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교수는 “시진핑에게 자문하는 입장이라면, ‘협상테이블로 가라. 중국이 무력사용하지 않겠다고 성명 발표하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호앙 안 투안 베트남 아카데미 원장은 “아세안이 남중국해 문제로 단결해야 하는 이유는 국제법상 근거와 대국가 관계의 문제, 아세안의 핵심가치가 통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왼쪽붙터) 스벳틀라나 코지로바 유라시안 국립대 교수, 쿠너 오즈칸 우삭 유라시안연구센터 연구원, 미르조키드 라히모브 우즈베키스탄 역사연구소 연구원, 더크 반디웰 다트머스대 교수 <사진=아산정책연구원>

중앙아시아: 중국과 긴밀한 관계, 민주화 되면 관계 악화될 수도

중국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카자흐스탄 카스피해에는 398억만 배럴의 원유가 묻혀 있고, 우즈베키스탄엔?6만5000톤의 우라늄과 방대한 양의 금이 매장돼 있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중앙아시아 자원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특히 중국 서부의 개발이 본격화함에 따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의 가스, 석유 자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됐다. 이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은 중앙아시아에 막대한 투자를 해 왔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세션에는 스벳틀라나 코지로바(Svetlana Kozhirova)?유라시안 국립대(Eurasian National Univ.) 교수, 쿠너 오즈칸(Guner Ozkan)?우삭 유라시안연구센터(USAK Center for Eurasian Studies) 책임연구원, 미르조키드 라히모브(Mirzokhid Rakhimov)?우즈베키스탄 역사연구소(Contemporary History and International Relations, Institute of History) 연구원, 더크 반디웰(Dirk Vandewalle)?다트머스대(Dartmouth College)?교수가 패널로 참가했다.

코지로바 유라시안 국립대 교수는 “카자흐스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부 시민들의 저항도 있지만 아직은 중국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핵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이 논의되고 있다”며 “중국은 23개의 원전을 세우려고 하기 때문에 카자흐의 우라늄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쌍방의 관계는 더욱 긴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르조키드 라키노브 우즈베키스탄 역사연구소 연구원은 “중앙아시아와 중국은 원유와 가스가 발견되기 이전부터 오랜 이웃으로 살아왔다”며 “러시아연방이 무너진 이후 중국이 전략적으로 접근했고 우즈벡 대톨령도 8번이나 중국을 방문했다.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 활발한 교류가 오가고 있고 우즈벡 사람들이 러시아 영어 다음으로 많이 배우는 언어가 중국어”라고 말했다.? 그는 “우즈벡은 중국을 성장 모델로 삼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적으로 중앙아시아와 중국은 긴밀한 유대관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 지역을 둘러싼 러시아, 유럽, 미국 등의 이해관계로 계속해서 좋은 관계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쿠너 오즈칸 우삭 유라시안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러시아가 중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다시 늘리는게 푸틴의 목적이고 2008년 8월 조지아전쟁은 푸틴이 중앙아시아에 집중하겠다는 신호탄이었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협력과 동시에 철도 문제 등 상충하는 이해관계가 계속 늘어나면서 중앙아시아에서도 정책의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동의 민주화 바람이 중앙아시아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에도 중국의 에너지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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