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코로나 확진 2억명···백신접종과 부스터샷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블룸버그통신>이 2020년 11월부터 매달 발표하는 ‘코로나 회복 순위’(Covid Resilience Ranking)는 △최근 1개월간 확진자 수 △치명률 △사망자 △양성률 △백신 접근성 △봉쇄 강도 △이동량 △GNP 성장률 전망치 △건강보험 보장범위 △인간개발지수 등 다양한 지표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전 세계 53개 주요국(경제규모 2천억 달러 이상)이 코로나 팬데믹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이 2020년 11월 24일 발표한 ‘코로나 회복 순위’에서 한국은 총 82.3점을 받아 4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검사와 역학조사를 효과적으로 실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즉 코로나19 발생 수주 만에 자체 개발한 진단키트를 사용하고 드라이브스루 검진소를 운영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백신 접근성 항목(5점 척도)에서 비교적 낮은 2점을 받았다. 1위는 뉴질랜드로 85.4점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2021년 7월에는 6월에 비해 순위가 10위서 13계단 하락해 그리스(21위), 사우디아라비아(22위)에 이어 23위에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은 한때 엄격한 봉쇄 조치 없이도 코로나 확산을 막아 찬사를 받았지만 늦어지는 백신 접종, 엄격한 모임 제한 조치 등으로 인해 순위가 떨어졌다”고 했다. 1위는 노르웨이가 차지했다.
노르웨이는 인구 48%가 백신을 맞았고, 신규 사망자가 거의 없었으며, 일부 외국인 여행자에게 국경을 개방하는 등 여러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2위는 스위스, 3위는 뉴질랜드였다. 4위 프랑스는 백신 접종률이 한 달 만에 2배로 늘었다. 6월에 1위였던 미국은 5위로 떨어졌다.
블럼버그는 “지속적으로 순위가 높은 국가들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나라들이었다”며 “아홉 차례의 순위 평가 중 여섯 번 1위를 한 뉴질랜드의 경우, 발병 초기부터 정부가 어떤 정책을 왜 펴는지에 대해 명확히 알리고 의사소통을 강조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블럼버그통신이 지적한 바와 같이 백신 접종이 원활하지 못하다. 우리 정부가 올해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총 1억9300만회분으로 약 1억명 접종 분량이다. 하지만 이 중 모더나(4천만회분) 백신은 최근 생산 설비 문제로 공급 차질을 빚었고, 노바백스(4천만회분) 백신은 사용 승인을 위한 서류 제출 미비로 언제 공급될지 불투명하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7월 31일 기준 한국의 1차 접종률은 37.4%로 세계 90위, 접종 완료율은 13.9%로 세계 104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접종 완료율은 세계 평균인 14.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일명 ‘부스터 샷’(Booster Shot)으로 불리는 백신 3차 접종에 본격 나서고 있으나, 우리 정부는 내년 백신 도입과 관련해 외국 제약사들과 협상 초기단계다.
‘부스터샷’은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마친 접종자가 면역을 보강하기 위해 12개월 내 3차 접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우리나라도 올초 접종자에 대한 부스터샷에 관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즉, 전문가들은 “백신을 맞고 6개월이 지나면 항체 방어 효과가 감소하므로 지난 2월부터 접종받은 의료진과 요양병원 환자 등은 9월쯤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한 부스터샷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부족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즉 미국 등 선진국에서 3차 접종에 대비해 백신 물량을 더 비축하려 들 경우 이를 확보하려던 국가의 경우 기존에 계약한 물량의 도입 시점마저 늦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지금까지 27개 회원국 국민(4억4770만명)의 10배에 이르는 44억회분의 백신을 확보했으며, 그 중 화이자 백신만 24억회분에 이른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mRNA 백신은 원칙적으로 2회 접종이 원칙이다. 그런데 화이자는 7월 28일 ‘부스터 샷’을 접종하면 델타변이에 유효하다고 말했다. 즉 화이자가 2분기 결산 보고서를 통해서 3차 백신접종을 한 18-55세의 사람들 중에 델타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가 5배 이상, 65-85세의 사람들은 항체가 11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8월부터 모든 성인을 상대로 부스터샷 접종에 들어갔으며, 영국 정부는 9월부터 50대 이상 중장년 등 3200만명에게 3차 접종을 시작해 12월 초에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프랑스는 55세 이상 또는 면역취약자가 원할 경우 7월부터 3차 백신을 맞히고 있다. 스페인 정부도 “모든 상황이 전체 국민에게 3차 접종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며 조만간 접종에 들어가기로 했다.
2019년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원인 불명 폐렴’(COVID-19) 환자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이후 1억명이 되기까지 392일이 걸렸다. 하지만 1억명이 2억명으로 늘어나는 것은 190일(2021년 8월 4일 기준 2억14만9천여명)밖에 걸리지 않았다. 즉 추가로 1억명이 감염되는 기간이 첫 1억명 때의 절반밖에 안 될 정도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