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왜 위험한가①] 청와대 국민청원 6개월 감감무소식 ‘GMO 완전표시제’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청와대는 지난 5월 21만6886명이 참여한 ‘GMO 완전표시제 촉구 국민청원’과 관련하여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개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GMO 표시 개선에 관한 논의는 물론 협의체 구성도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식품의약품안전처(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GMO’란 일반적으로 유전자 재조합기술에 의해 형질이 전환된 유전자재조합생물체(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GMO)를 말한다. 유전자재조합(변형)은 한 종(種)으로부터 유전자를 얻은 후에 이것을 다른 종에 넣어 새로운 유전자를 가진 종을 만드는 기술이다. 우리나라 식약처는 GMO를 ‘유전자재조합식품’으로 명명하고 “식량 증산, 영양성분의 개선, 저장성 향상 및 병충해 내성 향상 등을 위하여 생물공학기법으로 처리한 생물체로부터 유래한 식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Ministry of Agriculture, Food and Rural Affairs)는 ‘유전자변형농산물’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경우 법적으로 GMO의 비의도적 혼입을 0.9% 이하로 구분하여 유통 및 관리를 하면 Non-GM 표기가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3% 이하로 구분하여 유통·관리할 경우 GMO 표기는 하지 않아도 되지만 Non-GMO 표기는 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Non-GMO라고 함은 GMO의 혼입이 0%인 경우를 말한다.
유전자재조합 기술은 어떤 생물체의 유전자 중 유용한 유전자, 예를 들면 추위, 병충해, 살충제, 제초제 등에 강한 성질만을 취하여 다른 생물체에 삽입하여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GMO 식물체가 최초로 상업적 목적으로 판매 허용된 것은 1994년 미국 칼젠사(社)가 개발한 토마토다. 토마토는 숙성과정에서 물러지게 되는데, 칼제사는 이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 중의 하나를 변형하여 수확 후에도 상당 기간 단단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였다.
세계적으로 GMO에 관한 찬반(贊反) 논쟁이 맞서고 있다. 찬성론자는 과실 및 채소의 숙성 지연으로 신선도가 유지되고, 비타민A가 강화된 쌀처럼 일부 식품의 영양 가치가 높아지며, 병충해와 환경에 강한 식물을 개발함으로써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등의 장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또한 GMO의 위해성이 과학적인 검증으로 입증된 경우가 없다고 주장한다.
한편 반대론자는 GMO가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검증되지 않은 위해성과 환경 파괴 및 돌연변이 위험을 안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신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하며 위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또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비판도 한다. 유전자가 조작된 식품을 먹은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관한 예측은 어렵다.
현재 우리나라가 수입을 허용한 GMO 표시대상인 품목은 콩·옥수수·면화·카놀라(canola)·사탕무(sugar beet)·알파파(alfalfa) 등 6개다. 만약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GM 감자 수입이 승인되면 대상 품목은 7개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식약처는 감자 생산 전문업체인 미국 심플롯(Simplot Company)이 신청한 GM 감자의 안전성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GMO가 안전하다는 식품업계 주장과 불완전한 검사로는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소비자단체 주장이 서로 얽혀있다.
미국산 유전자변형(GM) 감자 수입이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시민단체와 농민단체들이 유전자변형농산물(GMO)에 대한 규제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우리 정부의 안전성 승인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시민사회와 합의 없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추진하고 있는 GM 감자의 안전성 승인 절차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만약 식약처가 2019년 2월 최종 승인을 결정하게 되면 유전자를 변형한 미국산 감자가 국내로 들어오게 되고 우리 밥상에 유전자가 변형된 감자가 오를 수 있다. 그러나 GM 감자에 대한 안전성에 논란이 커지자 식약처는 GMO 감자에 대한 안전성 심사를 추가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 감자 개발자가 안전 문제를 제기해 심플롯사에 해당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감자는 원형 그대로 먹을 수 있는 유전자변형식품 중 처음으로 수입되는 품목이다. 그동안 유전자를 변형한 콩, 옥수수 등은 지방이나 전분 등 특정 성분만 추출해 식유용 등으로 가공 판매했다. 반면 감자는 통째 수입해 감자튀김용 등으로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GM 감자의 주요 유통 통로가 될 패스트푸드점 등 식품접객업소는 GMO 표시 의무가 없어 청소년들이 아무런 정보 없이 GM 식품에 노출될 수 있다. 또한 농민단체들은 GMO 감자가 수입되면 국내 농가에서 이 감자를 재배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