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천주교 두번째 장애인 신부 탄생한다
지체장애 2급 봉하령 신부 20일 명동성당서 서품
2007년 청각장애 박민서 신부 이어 두번째
한국 천주교에서 두 번째로 장애인 신부가 탄생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등에 따르면 봉하령(58·요셉) 부제가 20일 오후 2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사제 서품을 받는다.
앞서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박민서(55·) 신부가 2007년 7월 사제 서품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청각장애 박 신부의 탄생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현재 작은예수수도회 원장을 맡고 있는 봉하령 부제는 1998년 3월 서른셋의 나이로 가톨릭대학에 입학해, 2008년 부제를 이번에 사제 서품을 받게 됐다.
이번 봉하령 부제의 신부 서품은 한국 가톨릭의 열려진 모습과 다양한 사제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 천주교계에도 긍정적인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천주교계에서는 “정순택 대주교 취임 이후 달라진 모습 가운데 하나”라고 환영했다.
봉하령 신부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경운기 사고로 왼쪽 팔을 잃은 2급 신체장애인이다. 봉 신부는 중학교 1학년이던 1979년 8월 진해 중앙성당에서 영세를 받았으며 1992년 작은예수수도회에 입회한 후 이어 1998년 가톨릭대에 입학했다.
그는 대학 입학 당시 한 인터뷰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제겐 형제라는 팔이 생긴 셈입니다. 형제들과 살면서 꿈꿔 왔던 성가정도 제 세례명대로 마리요셉에 예수님을 닮는 삶을 보탬으로써 하나하나 이뤄갈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노숙인시설 ‘우리집공동체’ 대표를 맡는 등 소외계층 사목에 집중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명동성당에선 봉 신부와 함께 박영철 신부도 사제 서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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