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新차이나 쇼크’,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제주도를 중국이 대거 사들이고 있다. 제주도의 고급 콘도의 절반 이상이 중국인의 손에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을의 금강산을 풍악산(楓嶽山)이라고 하지만, 이밖에도 설악산, 오대산, 지리산 등은 중국인들에게는 탄성을 금할 수 없게 한다. 중국은 980만㎢의 대국이다. 유장한 양자강, 천하의 곤륜산, 무릉도원 장가계 등, 안 가진 것이 없지만 이들을 동시에 즐길 수는 없다.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공해가 심한 베이징에서 제일 가까운 만리장성도 차로 몇 시간, 남부의 계림(桂林), 해남도(海南島)는 비행기로도 몇 시간을 가는 아득한 곳이다. 서울은 한강, 북한산을 아울러 즐길 수 있고 지척의 양평의 용문산도 1157m이다. 광주의 무등산은 1187m이다. 이처럼 인구 1백만 이상의 도시 주변에 1000m 이상의 산이 있는 곳은 세계에서 다섯 곳 밖에 없다. 한국의 산천은 중국인들이 탐을 낼만하다. 그러나 귀한 것은 함부로 자랑할 일이 아니다.
중국인들의 제주도 사들이기에는 관심을 요한다. 들어오는 위완화(元貨)로 좋은 주택을 지어 훌륭한 풍광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유리하나, 중국인들이 부동산 가격을 올려 결국 한국인은 제주도를 향유하지 못하는 사태가 될 수도 있다. 런던 북부의 햄스테드는 서울의 성북동과 같이 귀족, 부호의 대저택과 외국 대사관저가 즐비한데 오일 달러가 넘쳐나는 중동 부호들이 대표적으로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영국인들은 이들에게 99년 또는 999년 리스를 한다. 얼마든지 사용할 수는 있으나, 외국인이 국토를 영구히 소유할 수는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참으로 영악하고 주도면밀하지 않은가? 제주도의 개발과 관련한 원희룡 지사의 조치는 지원할 필요가 있다. 세계 7대 자연유산을 지키는 것은 우리 모두의 각별한 도리이기 때문이다.
2년 전 한 매체는 ‘新차이나 쇼크’ 기획기사에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시장을 전면 개방한 이래 중국의 영향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그 역기능에 대한 경계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이나 머니는 이제 ’입질‘이 시작인데 벌써 한국 국채보유국 2위라 한다. 중국의 투자는 투자자 다변화와 시장 활성화의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중국의 힘이 지나치게 커지면 시장을 교란할 수도 있다. 2000년대 초반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많이 사들였는데 환율문제를 놓고 미국과 갈등이 벌어지자 미국 국채 대량매각을 무기화해서 미국을 위협한 일이 있다. 이런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무턱대고 좋아 할 일이 아니다.
영국이 인도를 무력으로 식민지화한 것이 아니다. 돈과 술책으로 영주들을 꼼짝 못하게 해서 먹어 들어간 것이다. 원래 동인도회사가 인도 식민지화의 주도자였다. 빅토리아 여왕이 인도의 황제를 겸한 것은 이 작업이 다 끝난 19세기 말이었다. 무기보다 무서운 것은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