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유엔대사 내정자 美반발 용납 못 해”
이란은 9일 자국 유엔대사 내정자에 대한 미국의 반발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마르지 아프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의 유엔대표부 주재 대사 내정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고 관영 뉴스통신 IRNA가 전했다.
아프캄 대변인은 “하미드 아부탈레비 유엔 주재 이란대사 내정자는 이란에서 가장 훌륭한 외교관 가운데 하나”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미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측근으로 대통령실 정무국 사무총장인 아부탈레비 내정자는 유럽연합(EU)과 벨기에, 이탈리아, 호주 대사를 역임한 직업외교관이다.
그러나 그가 1979년 당시 테헤란의 미국 대사관 점거를 주도한 ‘무슬림학생연맹’ 회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 정치권이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상원은 그의 입국을 막기 위해 지난 7일 테러 또는 스파이 활동과 관련 있는 인물의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급기야 미국 백악관은 상원의 관련 법률안 통과 하루 만인 전날 아부탈레비 대사의 임명을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이란에 공식 통보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 정부에 내정 철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알렸다”고 말했다.
다만 아부탈레비는 자신이 1979년 11월 미국 대사관 점거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사건 발생 이후 ‘무슬림학생연맹’에 가입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대학생들은 미국이 팔레비 전 국왕의 망명을 허용하자 1979년 11월4일 테헤란의 미국 대사관을 점거하고 직원 52명을 붙잡아 444일간 인질극을 벌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