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 개정판 낸 최희영 작가

                           개정판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 표지.


‘실크로드’, ‘이슬람 사원의 푸른 돔’, ‘키질쿰 붉은 사막’, ‘고려인 역사’가 현지 여행 4중주 상세히 소개

2019년 1월부터 두 달 동안 <아시아엔>에 ‘우즈벡 투어’를 연재했던 최희영씨가 최근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 개정판을 펴냈다. 2019년 초판본을 펴내며 최씨는 서문에 “지금은 우즈베키스탄 여행 최신 정보서라고 쓰고 있지만 책이 나올 즈음에는 더 이상 최신 정보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만큼 우즈베키스탄의 변화 바람이 거세다”고 썼다. 그런 점에서 4년 만에 개정판을 낸 건 작가의 말대로 “늦어도 한참 늦은 개정판”이다. 작가는 그 이유를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라 그렇게 됐다”고 변명(?)했다.

-이번에 개정판을 내고 다른 작가들과 우즈벡 여행을 다녀왔는데, 어떤 여정이었나?

“지난 1월 하나투어가 ‘최희영과 함께하는 우즈베키스탄 인문여행’이라는 상품을 출시했다. 7박 9일 일정이었는데, 작가 6명과 다른 부부 4명 등 10명이 참가해 나까지 11명이 다녀왔다. 수도 타슈켄트에서 우즈벡의 대표적 관광지인 사마르칸트와 아이다르쿨, 부하라, 히바를 둘러보는 여정이었는데, 참가자들이 모두 좋은 반응을 보여 보람 있었다.”

지난 1월 하나투어가 출시한 ‘최희영과 함께하는 우즈베키스탄 인문여행’에 참여했던 멤버들과 이찬칼라 성안에서 호레즘 전통 공연단원들과 함께. 당시 7박 9일 동안 하루하루가 알차고 보람있는 여정이었다고 저자는 밝혔다. 

-각각의 여행지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달라.

“수도 타슈켄트는 중앙아시아의 관문이라고 불릴 만큼 현대화된 국제도시다. 2,000명 가량의 우리 교민들도 살고 있고, 해발 3,300m 높이의 침간산이 도심 가까이에 있어 좋은 관광자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타슈켄트-사마르칸트-부하라-히바는 모두 천산북로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중심 도시들인데, 사마르칸트는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과거 아미르 티무르 제국의 수도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아이다르쿨은 유르트 관광을 즐기며 밤새 쏟아지는 별을 바라볼 수 있는 대형 호숫가 관광지다. 또 부하라는 중앙아시아권 이슬람 최대 성지로서 도시 전체가 ‘중세박물관’으로 불리는 곳이고, 히바는 과거 호라즘 왕국의 수도로서 고대 토성인 이찬칼라로 유명한 관광지다.”

-우즈벡 여행의 묘미를 간결하게 정리하면.

“나는 이번 개정판을 통해서 △천산북로 실크로드 △이슬람 문명권의 상징인 사원들과 멀리서도 돋보이는 사원의 푸른 돔 △한반도 면적의 1.5배쯤 되는 붉은 빛의 키질쿰사막 △고려인과 고려인 역사 등을 ‘우즈베키스탄 인문여행 4중주’라고 표현했다. 이번에 함께 간 여행자들도 대부분 내 말에 동의했다. 누구는 키질쿰사막에 푹 빠졌고, 또 다른 누군가는 동서문명의 교차로였던 실크로드 한복판을 여행 중이라는 사실에 만족스러워 했다. 그리고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어려운 이슬람사원들에 큰 관심을 보였다. 또 ‘아리랑요양원’과 ‘황만금농장’을 찾아 고려인 어르신들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눈 일정도 있었는데, 작가들은 그 시간이 아주 유익했다고 했다.”

7박9일간 최희영과 함께 하는 우즈벡 인문여행에 동행했던 박지음 소설가(왼쪽 두번째)가 ‘아리랑요양원’의 고려인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아리랑요양원은 어떤 곳인가?

“고려인 1, 2세대 독거노인들을 모신 곳이다. 한국 정부와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뜻을 모아 2010년 개원했다. 지금 40명 가량의 어르신들이 주거하고 있는데, 보건복지부 산하 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이 직원을 파견해서 보건의료 및 돌봄서비스를 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는 대학생 봉사단이며 의료봉사단, 중앙아시아 지역을 연구하는 학자들,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는 공직자들의 방문 등으로 1년 내내 북적였다. 그러던 곳이 지난 3년 동안 불가피하게 외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다보니 어르신들이 많이 외로우셨던 것 같다. 이번에 우리 여행단이 작은 선물꾸러미를 들고 찾아갔더니 어르신들 모두가 얼마나 반가워하던지 오히려 우리들이 더 큰 감동을 받았다.”

사마르칸트 레기스탄광장에서 촬영한 단체 기념사진.

-우즈베키스탄과 인연을 맺은 특별한 계기라도 있나?

“중국에서 대학원 공부를 했다. 베이징 중앙민족대에서 민족학(소수 민족학)을 전공했는데, 수업 특성상 여러 답사여행을 다니면서 중국 내 실크로드를 많이 돌아봤다. 그러면서 중국 장안을 출발해 멀리 지중해 연안까지 뻗어 있던 그 무역로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언젠가는 천산 너머 실크로드를 꼭 여행하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2017년 고려인 중앙아시아 정주 80주년을 기념하며 창간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제교류 전문지 <우즈코이코노미> 기자로 입사하게 돼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20여 차례 우즈베키스탄을 여행하게 됐다. 그러면서 이 나라에 깊이 빠지게 됐다.”

-끝으로, 이번 개정판의 특징과 향후 계획은?

“2019년 초판에는 경제교류와 민간교류 부분까지 상세히 담다보니 초점이 명확하질 않았다. 그래서 이번 개정판에서는 그런 부분들을 모두 생략하고, 본격 여행서 위주로 거의 다시 썼다. 역사적인 깊이를 보완해서 인문여행적인 가치를 높였고, 사마르칸트를 비롯한 유명 관광지 이외에도 한국인 여행객들에게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아랄해 오지여행과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도시인 불교 유적지 테르메즈, 그리고 천산 너머 첫 동네인 페르가나 밸리 등 앞으로 새로운 여행지로 부상할 우즈베키스탄의 구석구석을 자세히 담았다는 게 개정판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1년에 여섯 차례쯤 최희영과 함께하는 인문여행단을 꾸려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오겠다는 게 목표다.”

저자이자 우즈베키스탄 인문여행 작가 최희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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