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규의 시선] 꿀벌로 빙의한 사진기자의 블루베리 인공수분

김선규 기자가 블루베리 인공수분을 시도하고 있다. 

화성에서 지구로 모셔온
블루베리가 꽃을 활짝 피웠다.

베란다에서 좋아하는 물을 자주 마시고
따뜻한 볕을 종일 쬐다보니
일찍 꽃을 피운 것 같다.

블루베리 꽃은 흰색, 열매는 파란색

은방울을 닮은 블루베리 꽃은
암술대와 수술대가 한 꽃안에 있고
입구가 좁아 벌과 바람 없이는 인공수분이 힘들다.

지구로 귀환하며
욕심에 화성놀터에서 잘 놀던
꿀벌 두 마리를 잡아왔는데
차 트렁크에서 오랜 시간 시달리다 운명을 달리 하였다.

죄책감에 다이소에서 붓을 사다
꿀벌로 빙의해서 정성껏 인공수분을 해주었다.
결실이 맺길 기도하며
화분에 묻어준 벌들의 명복도 함께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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