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누릉지로 잇는 특전사 장군과 하사관의 ‘아름다운 동행’

정선등붕골 약초누룽지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강원도 오지 첩첩 산중 귀농 8년차 남상천(62)씨는 매달 한번 임계우체국에 들르는 날은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이날은 자신이 2018년 직접 개발, 생산하고 있는 ‘강원도 정선 등붕골 약초누룽지’를 민병돈 전 육사교장에게 보내는 날이기 때문이다.

민병돈 교장에 따르면 남상천씨는 정선 등붕골 약초누룽지를 처음 생산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떨어질 때쯤 되면 어김없이 배송되고 있다. 민 교장은 “밥 대신 100g 분량의 1봉지면 거뜬히 아침이 해결된다”며 “내가 2년 전 혼자 된 게 안돼서 그런가 그 친구가 꼬박꼬박 챙겨줘 무척 고맙다”고 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꼭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1년 서울 거여동의 특전사령부 하사관으로 근무하던 남씨는 “당시 특전사 참모장과 3공수여단장을 지낸 민병돈 장군을 먼 발치에서 뵀다”며 “나도 제대하고 장군님도 예편하신 1989년께 다시 목동의 한 목욕탕에서 우연히 만난 인연”이라고 했다.

남씨는 “군생활 30개월 동안 장군님같은 분을 만난 게 큰 행운이었다”며 “20대 한창 피끓는 나이에 장군님은 나에게 나침반 같은 분이셨다”고 했다. 두 사람이 같은 부대에 근무한 적은 없다.

남씨는 “20대 어린 나이지만, 알 건 다 알 수 있었다”며 “공사가 분명하고 그분의 교육방침과 부하사랑은 우리들 특전맨들의 자부심 그 자체였다”고 했다.

남씨는 “다행히 좋은 먹거리를 만들어 장군님께 정기적으로 보내드릴 수 있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고 했다.

민 교장은 “사실 군 생활 하면서 직속부하가 아니면 알기가 어려운데, 특전맨들은 몸을 많이 쓰는 까닭에 신실하지 않으면 위험에 처할 때도 있다”며 “아마 특전부대 출신인 점이 그 친구한테도 많이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남씨의 약초누룽지 팜플렛엔 다음과 같은 소개가 들어있다. “두릅, 여주, 돼지감자, 질경이, 노근, 엄나무, 가시오가피, 송담, 뽕나무, 칡, 마가목, 마늘, 엉겅퀴, 쑥 등을 넣어 우려낸 물을 렌틸, 수수, 조, 녹두, 율무, 압맥, 현미, 귀리, 흑미, 호박씨, 찹쌀 등 잡곡에 부어 밥을 한 후 수동기계로 하나씩 찍어내 누룽지를 만든다.”

배송용 상자에 붙어있는 스티커엔 영양 만점, 맛도 만점, 어린이 간식용, 어른 군것질 식사대용이라고 써있다. 그리고 하나 ( ? )에 효과 만점이라고 찍혀 있다. 물음표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남씨는 “당뇨”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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