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대법관, 법정서 ‘언론자유 화두’ 던졌으나…

카지 이사 파키스탄 대법관(오른쪽)

[아시아엔=나시르 아이자즈 파키스탄 지사장, 전 PPI 편집국장] 파키스탄 언론자유는 항상 화제에 오르는 뜨거운 주제다. 2021년 2월 4일 카지 파에즈 이사(Qazi Faez Isa) 파키스탄 대법관이 지방정부 선거에 대한 탄원서를 심리하던 도중 언론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정부 거버넌스에 대해 비판하면서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파키스탄 연방정부 법무장관이 카지 이사 대법관에게 “파키스탄 언론이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자, 이사 대법관은 “나는 파키스탄 언론이 자유를 침해받고 조종당하고 있으며, 진정한 기자들이 국외로 추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사 대법관은 “파키스탄은 체계적인 방법으로 몰락하고 있다. 언론이 무너지는 순간, 나라도 무너지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법무장관이 그의 답변에 크게 당황하던 순간, 이사 대법관은 법정에 출석한 언론인들과 함께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서 대법관은 언론인들을 향해, “파키스탄의 언론이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분은 거수하여 달라”고 말했다. 아무도 손 들지 않은 것을 발견한 대법관은 “이때까지 파키스탄에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적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분은 거수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손을 든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파키스탄 언론은 대법관의 충격 발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으나, 현장감은 느껴졌지만 알맹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필자는 파키스탄 언론이 처한 현실에 대해 말하려 한다. 21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파키스탄 언론은 거의 모두 인쇄매체 위주였다.

딱 2개 언론사만 예외였는데, 바로 국영 매체인 ‘파키스탄 텔레비전(Pakistan Television)’과 ‘라디오 파키스탄(Radio Pakistan)’이다.

그러다가 2002년 전자매체 설립이 자유화되면서 개인 전자매체 미디어 플랫폼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하자, 파키스탄 정부는 라디오와 TV 채널 독점권을 포기하게 되었다.

그 후로, 민영 TV 뉴스채널과 FM 라디오방송국들은 파키스탄 국민 상당수에게 주요 정보와 뉴스를 제공했다.

2002년 이전부터 운영해온 많은 인쇄매체들은 TV와 라디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확장해 나갔으며 신생 언론사들도 대거 국영방송 독점권이 폐지된 혜택을 받았다.

파키스탄에서 널리 알려진 언론사들은 정치적 이해와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언론인들에 의해 설립되었다. 하지만, 2002년 언론 자유화 이후에는 언론의 상업화와 자극적인 보도로 변질된 저널리즘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언론계 종사자들 중 상당수는 언론인에게 필요한 정식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았다. 미디어스쿨의 커리큘럼 역시 기자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못하고 있다. 기초적인 기자훈련도 받지 못한 기자들은 편파적이고 비윤리적인 저널리즘뿐만 아니라, 안전 문제와 취약한 고리 등에 자주 노출될 수밖에 없다.

파키스탄 인쇄매체는 가뜩이나 발행부수가 얼마 안됐는데, 인터넷매체가 크게 성장하면서 감소폭은 급속도로 커졌다.

정치 관련 기사는 인쇄물과 TV 뉴스 보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선거철이나 특정 정치단체와 관련한 사법부 결정 등에서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집회 생방송과 TV 보도는 정당들에게 이득이 되기도 한다.

파키스탄에선 몇몇 정당들이 자신의 신문을 발행할 정도로 정파주의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정치단체에 아무런 연줄이 없다 하더라도, 개개인이 선호하는 뉴스 컨텐츠 가령 정치 이념, 경제적 이해관계, 또는 어떤 측면을 보면 그가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금세 알 수 있을 정도다.

한때 특정 정당의 유력 지도자였던 몇몇 TV 토크쇼 진행자들은, 이따금씩 자신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자기들 정책을 옹호하거나 홍보하고, 다른 정당의 정책을 비난하기도 한다. 또 다른 이들은 국가 비밀조직을 위해 일하는 댓가로 급여를 받거나, 정당이나 자본가들을 위해 협조해주고 거액을 수수하곤 했다.

인터넷 확산으로 사용자들은 더욱 쉽게 기존 매체와 소셜 미디어에 쉽게 접속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인터넷 보급이 언론자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 소재한 조사기관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는 인터넷 언론 자유가 가장 심하게 침해당하는 10대 국가 중 하나로 파키스탄을 꼽았다.

파키스탄 시민과 언론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자유는 보장되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 언론이 겪은 쓰라린 역사 속에서, 1977년부터 1988년까지 집권한 지아정권의 ‘계엄통치’(General Zia’s martial law)는 정부의 언론탄압이 극에 달했던 시기로 기억된다.

1977년 지아 울 하크(Zia-Ul-Haq) 장군은 무혈쿠데타로 부토 정권을 전복, 의회를 해산하고 1973년 모든 정당들이 만장일치로 승인한 헌법을 폐지했다. 지아는 대통령 취임 후 계엄령을 선포하고 1986년 1월 정당법이 부활될 때까지 10년 동안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강압통치를 실시한다.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제한하고, 언론 검열을 강화해 군사통치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에게 잔혹할 만큼 가혹한 처벌을 가했다.

지아는 정권의 지지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 이슬람화(Islamization) 정책을 펼쳐 기존의 법제도를 이슬람 법전(Sharia)에 부합되도록 이슬람 국가건설을 추진하였다. 1988년 지아 대통령이 의문의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자 파키스탄은 11년만에 다시 민선 정부를 되찾았다.

현재 파키스탄 정부는 미디어 플랫폼의 소유주로서 라디오 파키스탄과 파키스탄 TV 채널에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돼 있으나 실제로는 여타 언론에 많은 규제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파키스탄 매체들은 주요 수입원을 정부 광고에 의존하고 있다.

인쇄매체와 인터넷매체들은 정부의 공식 허가나 자격증이 있어야 제대로 된 운영이 가능하다. 규제 당국은 불량스런 컨텐츠를 출판하거나 방송할 경우 벌금부과와 같은 처벌할 수 있다. 심지어 소셜 미디어 웹사이트 접속을 중지시키거나 차단할 수도 있다.

정부 광고는 많은 언론사들에게 중요한 수입원이지만, 언론사들은 정부가 광고를 지렛대 삼아 간섭하거나 정부가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막거나 심지어 처벌하는 경우 이를 자주 비판해왔다.

파키스탄 언론의 요즘 상황은 또다른 폭력에 처해있다. 언론인들을 상대로 가해지는 폭행과 협박, 그리고 면책특권이 ‘셀프 검열’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언론사들은 신성모독과 소수종교 권리침해 등을 보도할 때 극히 몸을 사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미디어는 의심할 여지 없이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지만, 오늘날의 미디어는 (특히 소셜미디어는) 가짜뉴스와 루머를 순식간에 전파하고 있다. 오늘날 개개인은 소셜미디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충격적인 것은 대다수 기자들마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뉴스와 성명서, 보도자료, 그리고 정치인·정부·무역 및 경제단체·NGO 등의 유인물에 의존하고 있다.

긍정적인 캠페인으로 대중의 인식과 관점을 바꿀 수 있듯이, 미디어도 몇 가지 간단한 단계를 거치면 사회를 개선할 수 있다. 언론인들은 사회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와 문제에 대해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무엇보다 뉴스를 보도하기 전에 사실관계를 확인 또 재확인해 진실만을 보도해야 한다. <번역 김동연 인턴기자>

다음은 기사 원문 전문.

Media in Pakistan ? A Slippery Road

By Nasir Aijaz

Freedom of press in Pakistan has always been a hot topic to discuss. However, on February 4, 2021, certain stunning remarks by Justice Qazi Faez Isa, a judge of Pakistan’s Supreme Court, unleashed the debate afresh when he criticized the state of media freedom, democracy, and governance in the country during hearing of a petition on local government elections.

The senior judge had said, “I won’t shy away from saying that the media is not free and that it is being controlled, with real journalists being thrown out of the country.”

“Pakistan is being destroyed in a systematic manner. When the media is destroyed, a country is destroyed,” he said, directly addressing the Federal Government’s Attorney General’s question, “Tell me. Is the media free in Pakistan?”

Finding the Attorney General in a state of confusion, Justice Isa offered that a referendum should be held with the media persons present in the courtroom.

Justice Isa then said, “The media in the courtroom should raise their hands if they think the media is free.”

When no journalist raised their hand, the judge asked the journalists to raise their hand if they thought there was freedom of press in the country.

Yet again, no journalist raised their hand.

The apex court judge’s remarks were widely reported by the Pakistan media, which had been considered highly vibrant, but with no insight.

Let’s discuss here the Pakistani media landscape, which until the dawn of the 21st century consisted almost entirely of print media publications.

The only exceptions were two state-owned electronic media entities ? Pakistan Television and Radio Pakistan.

The government’s monopoly over radio and television ended in 2002 when the electronic media liberalization led to scores of private electronic media platforms to begin operations.

Since then private TV news channels and, to a lesser extent, the FM radios appear to have become key sources of news and information for a considerable proportion of the population in Pakistan.

A number of print media organizations operating prior to 2002 expanded to include TV and radio platforms, but many new entrants also benefited from the ending of the state monopoly on the airwaves.

Many of Pakistan’s established newspapers were founded by journalists with an agenda of political and financial mileage. However, after the liberalization of broadcasting in 2002, there has been common criticism towards commercial interests gaining prominence in the media and professional journalism giving way to sensationalism.

A large proportion of those working in the news media do not generally get formal training or education to work as journalists. Media schools curricula also do not sufficiently focus on the requisite training needs. Lack of basic training for media practitioners, including those in the field, has been linked not only to biased, unethical or unprofessional journalism but also to safety issues and vulnerabilities for journalists.

The circulation of print media has been small in Pakistan, which started shrinking further amid the growth of the electronic media.

Political reporting forms the bulk of the coverage of many print and TV news outlets. This has been most pronounced around elections and important judicial decisions with implications for political entities. Live and prolonged TV coverage of rallies benefits political parties.

Pakistan also had some traditions of political parallelism. Some political parties have published their own newspapers. Even in absence of direct ownership of or connections to political entities, an inclination in the news media content to support one political party or another can sometimes be discerned, be it for ideological reasons, economic interests or other considerations.

At times, some TV talk show hosts have been well-known leaders of political parties and have used their programs to defend and promote the policies of their parties and censure those of other parties while others are said to be on the payroll of country’s secret agencies or are receiving huge funds from the political parties and capitalists.

Proliferation of Internet connectivity has facilitated users’ access to conventional media and social media. However, growing Internet penetration has not necessarily led to Internet freedom. In 2016, Washington DC-based research firm Freedom House ranked Pakistan among the worst 10 countries for Internet freedom.

Fundamental freedoms for citizens and the media in Pakistan have generally been far from assured. In the country’s uneven history in terms of media freedoms, General Zia’s martial law (1977-1988) is generally considered to be the period of the most stringent curbs and excesses against the media and media practitioners at the hands of the state.

The state’s role as an owner of media platforms is today limited to the Pakistan Television and Radio Pakistan channels, but the government has a considerable role as a regulator and its advertisements are an important source of revenue for many news outlets.

The print and electronic media require official permission or licenses in order to start operating. State regulators can fine and otherwise penalize media organizations for printing or airing ‘objectionable’ content. The regulator can also suspend or block access to social media websites.

Government advertisements represent an important revenue source for many media outlets. News media organizations have often decried the use of government advertisement as leverage and the withdrawal of ads as a tool to punish unfavorable coverage.

Pakistan’s media landscape will be incomplete without a mention of the work-related violence and threats of violence for the media practitioners. It has been argued that attacks on media organization offices and violence against and intimidation of journalists and the attending impunity have contributed to an environment of self-censorship. The news media appears to have grown increasingly cautious of covering news of sensitive issues such as blasphemy and violation of rights of religious minorities.

There is no doubt, Media is providing important information, but today’s media, especially social media, is rapidly spreading false news and rumors. Today the person gives more time to social media and surprisingly the majority of journalists depend on the news, statements and press releases, official handouts of politicians, governments, trade and industrial bodies, NGOS etc. posted on social media.

Media can improve society by taking some simple steps as if they can change the views of the masses by their positive campaigns. They need to focus on social issues and provide accurate information about the socio-economic landscape. They should authenticate their content before running a story or any kind of news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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