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김수창 제주지검장 왜 일탈했을까?

제주지검 김수창 검사장같은 높은 분이 성과 관련된 어이없는 짓을 저질렀을까? 한 마디로 마음에 병이 들어 그런 것이다. 이러한 정상적인 활동이 파괴된 상태의 병은 어디서 생기는가? 정신과 의사들은 그 것은 지나친 경쟁과 집착에서 생긴다고 한다.

마음병은 ‘원만구족(圓滿具足)’하고 ‘지공무사(至公無私)’한 우리의 참마음이 무명(無明)에 가리어 ‘과불급(過不及)’과 ‘편 착(偏着)’에 의해 생긴다. 마음이 요란하고 어리석고 글러지면 그 정도에 따라 찾아오는 병이다. 마음병은 지나친 집착과 욕심업력에 끌리고, 무명에 가리어서 중도를 못잡는데서 생긴다.

사람들은 육신의 병은 병으로 알고 시간과 돈을 들여 치료에 힘쓰지만, 마음병은 병인 줄도 모르고 치료해 볼 생각도 내지 않는다. 육신 병은 아무리 중하게 들었다 할지라도 그 고통은 일생에 끝난다. 그러나 마음병을 그때그때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영생을 통해 죄고(罪苦)의 종자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럼 마음병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돈의 병이다. 돈이면 죽은 목숨도 살리는 세상이다. 그 돈을 끌어 모으려고 인간은 어느새 돈의 노예로 전락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둘째, 원망 병이다. 일이 잘 못 되면 그 원인을 나에게서 찾지 않고 모두 남 탓으로 돌린다. 그러니 원망심과 복수심이 끓어오른다. 내 탓임을 인정하지 않는 한 치유는 불가능하다.

셋째, 의뢰 병이다. 자력생활을 하지 않는 한 언제나 비렁뱅이 신세를 면치 못한다. 왜 똑 같은 사람으로 태어나서 누구는 잘 살고 누구는 못 살까? 그것은 자력양성을 하지 못하고 남에게 의지하고 사는 결과다.

넷째, 배울 줄 모르는 병이다. 인생의 구분(九分)은 배우는 것에 달려 있다. 많이 배우고 널리 깨쳐 지혜를 갖추어야 세상에 우뚝 설 수 있다.

다섯째, 가르칠 줄 모르는 병이다. 진리를 깨쳐 홀로 행복해 하는 것을 독각(獨覺) 또는 독불장군(獨不將軍)이라 한다. 깨쳤으면 그 법(法)을 널리 가르쳐야 세상이 두루 발전하는 것이다.

여섯째, 공익심(公益心) 없는 병이다. 개인주의가 발달하여 공익심이 없는 것이 큰 병폐다. 세상의 모든 것이 ‘천지 부모 동포 법률’ 사은(四恩)의 공물(公物)인데 어찌 함부로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이렇게 마음병이 들어 있으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1. 마음에 자유가 없다.
2. 외경(外境)에 끌려 말과 일과 생각을 멋대로 하여 죽을 땅에 들어간다.
3. 자기 스스로 천대를 불러들인다.
4. 자기 스스로 고통을 만든다.
5. 죄에서 죄로, 고에서 고로 빠져 들어가 헤어나지 못한다.

그럼 어떻게 마음병을 치료하면 좋을까?
1) 자신이 마음병 환자임을 인정해야 한다.
2) 어떤 마음병이 들었는가 구체적으로 찾아내야 한다.
3) 스승님에게 마음병 증세를 사실로 고백해야 한다.
4) 지도인의 가르침에 절대 순응해야 한다.
5) 끝까지 치료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

사람을 파멸시키는 것은 두 가지라고 한다. 하나는 ‘화(禍, anger)’요, 둘은 ‘음란(淫亂)’이다. ‘화’는 인간의 내면을 파멸시킨다. 화는 내 안에 있는 뜨거운 불이다. 불은 잘 다스리면 좋은 일이 되지만, 잘못 다스리면 나 자신을 불태워 버린다. 분노, 스트레스, 이기심, 시기심, 욕심 같은 마음병이 모두 화를 낼 때 온다.

그리고 ‘음란’은 인간의 육체를 파멸시킨다. 육체뿐 아니라 가정을 파괴시키고 인간 존엄 자체를 동물로 만들어버린다. 그것은 전쟁의 피해보다 더 심각하다. 그래서 란(亂)이라고 한다. 음란죄를 저지르지 않으려면 당연 음침한 곳에서 저지르는 ‘음란’이 아니라, 밝은 곳에서 건전하고 정상적인 ‘양란(陽亂)‘을 해야한다.

제주지검장의 파멸은 바로 ‘화’와 ‘음란’을 견디지 못한 것 때문에 온 것이 아닐까 한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는 남보다 엄청난 노력과 경쟁과 스트레스를 이겨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식은 남보다 더 뛰어났는지 몰라도 윤리가 무엇인지, 인간의 마음이 무엇인지, 도덕이 무엇인지 진리와는 담을 쌓고 살아온 인간이 아닐까 싶다. 파멸은 한 순간이다. 파멸을 막는 방법은 마음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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