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왜그락데그락’…재밌고 오묘한 한국어 길잡이 ‘의성의태어의 발견’
어휘에 풍요로움 더하는 우리말 공부
“대붕을 손으로 잡아 번갯불에 구워먹고
곤륜산 옆에 끼고 북해를 건너뛰니
태산이 발끝에 채이어 왜그락데그락 하더라“
조선 중기 작자 미상의 위 시조 종장에 나오는 ‘왜그락데그락’은 발끝에 채인 태산의 움직임을 흉내낸 말이다. 이처럼 사람이나 사물의 소리를 흉내낸 말을 의성어라 하고 모양이나 움직임을 흉내낸 말을 의태어라 한다.
판소리 사설에서도 의성어와 의태어가 자주 등장한다. 다음은 판소리 심청가에서 심봉사가 눈을 뜬 후 지팽이(지팡이의 남도 방언)를 내던지는 대목이다.
“지팽이 너도 그동안 고생 많이 허였다. 이제는 너도 너 갈 데로 잘가거라. 피그르르르르 내던지고…”
의태어 ‘피그르르르르’로 인해 지팽이가 돌면서 날아가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우리말에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매우 많아 풍족한 언어생활을 하게 해준다.
이같은 의성어와 의태어를 연구한 책이 ‘사람in’ 출판사에서 나왔다. 저자는 30년 동안 국어교사를 하고 퇴직 후에도 집필과 국어사전 탐방을 이어가고 있는 박일환 시인이다. 그는 <뉴스서천>에 ‘박일환의 낱말여행’을 인기리에 연재하고 있다.
저자는 “국어사전 안에 겨우 숨만 쉬고 있는 듯한 의성어의태어가 너무나 많았다”며 “독특한 의성어의태어들이 탄생한 유래나 배경, 나아가 조어법에 대한 소개까지 곁들임으로써 우리말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다.
<의성의태어의 발견>은 △의성어의태어에 대한 이해 △동작을 나타내는 말들 △태도를 나타내는 말들 △말과 소리를 나타내는 말들 △동물과 식물에 대한 말들 △생각해볼 말들 등 6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권말 부록에선 ‘알아두면 좋을 의성어의태어들’을 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