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로 변신한 파키스탄 타르사막

[아시아엔=글·사진 나시르 아이자즈 아시아엔 파키스탄 지사장]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키스탄 신드주(Sindh pr ovince)의 ‘타르사막’(Thar Desert)이 오아시스로 변하고 있다.

타르사막 아래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석탄 매장지가 있는데, 1700억 톤에 달하는 석탄 매장량은 수백년 동안 파키스탄 전체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을 정도다. 10년 전 이곳에서 석탄을 채굴하다 지하 180m 석탄 광산에서 기수(汽水)가 흘러 나옴에 따라 새로운 습지가 형성됐다. 해수와 담수가 혼합된 이 곳은 추운 날씨를 피해 따뜻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시베리아 철새들의 안식처가 됐다. 또한 물가에서 각종 곡물, 과일, 화초, 묘목도 재배할 수 있게 되었다.

사막 깊은 곳에 위치한 매장지는 화석화된 거대한 대수층(帶水層, 지하수를 품고 있는 지층)으로 나눠져 있다. 지질학 조사에 따르면, 이곳에서 각기 다른 깊이의 대수층 3개가 발견되었다. 하나는 석탄이 발견된 지층 안에, 다른 하나는 지층 위에, 또다른 하나는 지층 아래에 자리잡고 있었다. 타르사막 지대의 광산기술자는 “이 대수층에 포함된 지하수의 총량은 세계에서 7번째로 넓은 타르사막 전체에 관개 시스템을
놓을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그의 말은 구약성경의 한 구절을 연상시켰다.

“광야에서는 물이 터져 나오고 사막에서는 냇물이 흐르리라. 뜨겁게 타오르던 땅은 늪이 되고 바싹 마른 땅은 샘터가 되며 승냥이들이 살던 곳에는 풀 대신 갈대와 왕골이 자라리라.”(이사야서 35장 6~7절)

최근 이 지역을 방문한 필자는 파키스탄 신드주 타르파카르(Tharparkar) 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한 ‘타르탄전’에서 위와 비슷한 변화를 목격했다. 17개의 중(重)펌프로 뽑아낸 탄광의 기수는 총 길이 27km의 배관을 타고 ‘고라노(Gorano) 마을’ 인근까지 흐르고, 그곳에서 방출된 물은 1500에이커 규모의 저지대를 채우며 큰 호수를 만들었다. 이 호수는 ‘고라노댐’(Gorano Dam) 또는 ‘고라노 저수지’(Gorano Reservoir)라 불리고 있다.

신드주 정부가 투자한 민간기업 ‘신드 엔그로 탄광회사’(Sindh Engro Coal Mining Company)는 중국 기술자들의 도움으로 석탄 채굴과 화력발전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고라노 저수지 근방의 대형 모래언덕에 공원을 조성했을 뿐만 아니라 저수지에서 물고기 사육도 성공했다.

파키스탄 최대도시 카라치(Karachi)에서 약 347km 떨어진 광산 근처에는 광활한 수목 재배지도 펼쳐져 있다. 탄광회사 부속기관인 ‘타르재단’의 책임자 나시르 메몬은 “8에이커 규모의 과수원에서 사과 크기의 베르(인도 대추) 재배도 성공했다”고 전했다. 그는 “고라노 저수지에서 잡은 생선뿐만 아니라 이 곳에서 재배된 과일들도 지역사회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르재단은 과수원과 더불어 식물 재배장에서 각종 원예식물과 묘목을 가꾸며 아름다운 자연을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식물 재배장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여러 단체에 묘목을 공급해주고 있다. 재배장 근처에는 해바라기 밭이 넓게 퍼져 있었는데, 그 광경은 마치 하늘에 수 천개의 태양이 떠있는 듯 했다.

나시르 대표는 ‘100만그루 나무심기’(Million Tree Plantation)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파키스탄 농업연구센터와 협업하고 있다. 소금물을 활용해 대두, 다육, 멜론 등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하는데 성공했다. 65에이커 규모의 불모지에 수많은 나무를 심었는데, 어느덧 성인 남성 키만큼 자랐다. 광산과 사무실, 그리고 발전소까지 곳곳의 길목에서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100만 그루 식목 목표도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르사막은 세계 어느 사막보다 훨씬 덥고 건조하다. 비가 내리는 날은 아주 드물어서 잦은 가뭄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석탄광산에서 흘러나온 기수는 이곳을 오아시스로 변화시켰다. 타르사막의 다른 광산에서도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다른 탄광을 개발하더라도 기수를 잘만 활용한다면, 사막을 옥토로 변모시킬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도 맞서 이겨낼 수 있도록 말이다. 번역 김동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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