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공유미용실 ‘살롱포레스트’- ‘뷰티 앤 라이프스타일 라운지’를 지향하다
‘공유경제’가 활성화됨에 따라 공유경제란 카테고리 안에서 새로운 사업들이 파생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공유미용실은 한 공간과 장비를 여러 디자이너가 공유해 사용하는 사업장을 의미한다.
공유미용실이 생겨나게 될 배경은 무엇일까? 미용 산업은 높은 업무 강도 대비 낮은 소득으로 인해 소형 뷰티샵 창업의 니즈는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낮은 경쟁력과 높은 창업 임대 비용으로 인해 소규모 샵들의 폐업률 또한 높다. 실제로 ‘서울시 우리마을 가게’에 따르면 2019년도 1분기 기준 뷰티샵 폐업률은 20%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용실 19.6%, 네일샵 20.8%, 피부관리실 32.3%)
지난 1월 2일 역삼동에 1호점을 오픈한 공유미용실 ‘살롱포레스트’는 1인샵 창업을 꿈꾸는 디자이너에게 ?낮은 비용으로-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하는 곳에 갈 수 있게’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서비스를 할 수 있게’ ‘오직 고객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있다. 공유미용실 브랜드 살롱포레스트를 런칭한 아카이브 코퍼레이션 이창열 대표의 인터뷰 후속편을 전한다.
공유미용실이 막 생겨날 당시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이 함께 하면 중소형 브랜드랑은 경쟁할 수 있겠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한다. 이창열 대표는 여기서 좀 더 나아갔다. 살롱포레스트에서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들 대부분이 대형 브랜드에서 온 실력자들이기에 그들이 시술에만 집중할 수 있다면 대형 브랜드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생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했다.
“오랜 기간 고민하고 쓴 소리도 많이 들은 끝에 ‘좋은 디자이너가 오면 고객도 따라온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좋은 디자이너를 모셔오기 위해선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디자이너가 살롱포레스트에 만족해야 좋은 서비스가 나오니까. 능력 있는 디자이너를 지속적으로 소싱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진입장벽을 낮춰서 누구나 이 곳에서 일하게 된다면 퀄리티 컨트롤이 어렵다. 함께할 디자이너를 선택하기 위해 인터뷰도 여러 차례 본다. 감사하게도 1호점 디자이너들을 빨리 채웠고, 살롱포레스트가 일하기 좋은 곳이라는 입소문도 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공유경제는 재화 또는 서비스 창출에 사용되는 물품을 공유함으로써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는데, 살롱포레스트의 가격 정책은 어떠할까? 살롱포레스트는 여타의 공유미용실과 달리 가격경쟁력을 내세우진 않는다. 이 선택은 옳았을까?
“사업을 준비하는 동안 ‘비용을 절감하면 소비자 가격도 낮출 것이냐’고 묻는 분들이 있었다. 살롱포레스트는 가격을 낮추는 대신 고객으로 하여금 ‘내가 진짜 케어받고 휴식한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더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의 본질은 음료 갖다 주고 겉옷 받아 주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가 온전히 고객에 집중해 더 나은 시술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살롱포레스트는 디자이너들이 고객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타 업무는 우리의 시스템 안에서 해결한다. 전문가는 전문가의 일을 해야 한다. 시술의 퀄리티를 높이는 한편 고객의 휴식 공간도 가꿨다. 조향은 물론 시그니처 가구도 직접 제작하는 등 인테리어 요소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이창열 대표는 프리미엄 공유미용실 ‘살롱포레스트’를 강조하며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그는 살롱포레스트란 브랜드를 통해 디자이너 개인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
“우리는 개인이 브랜드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 믿는다. OO헤어의 소속 디자이너가 아니라 디자이너가 먼저 떠오르는 시대. 서비스 직군 중 헤어 쪽은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경력 5~10년의 실력 있는 디자이너가 매장을 옮기면 약 50%의 고객이 따라온다고 한다. 내 취향에 맞게 머리를 잘 만져주는 디자이너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실력있는 디자이너들의 가치는 그만큼 높다. 입점 초기엔 디자이너들이 살롱포레스트라는 브랜드의 백그라운드에 기댈 수도 있겠지만, 역량이 있기에 개인이 브랜드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살롱포레스트라는 브랜드 안에서 개개인이 브랜드화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과정에 있다.”
여기까지는 계획대로 진행돼 왔다. 그러나 이론과 현실이 실제로 일치하지만은 않는 일. 가오픈 기간부터 영업을 시작한 살롱포레스트는 어땠을까?
“정말 놀랐다. 특별히 홍보를 한 것도 아닌데 예약이 꽉 차있더라. 디자이너들이 개인 고객들에게 살롱포레스트 입점 소식을 알린 것이다.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 디자이너들이 대형 브랜드샵에서 일하다 개인샵을 오픈하면 이전에 받던 가격에서 낮추는 경우가 대다수다. 실력은 그대로지만 샵의 입지나 인테리어 등이 이전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으니까. 그런데 이 곳에 입점한 디자이너들은 객단가를 낮춘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가격을 올린 분도 있다. 우리가 규모 있는 공간에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해놓으니 ‘가격을 내리지 않아도 되겠다’ 싶은 거다. 잘 되는 디자이너들은 피크타임 때 바짝 일하고 본인 시간을 즐기더라. 운영 시간과 휴무일, 단가도 자율에 맡겼다. 디자이너들은 보통 주 60시간 근무하는데 살롱포레스트에선 40시간만 일해도 더 많이 벌어간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의 만족도가 높다. 디자이너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공간과 시스템을 제대로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
살롱포레스트엔 또다른 특징이 있다. 공간의 한 켠에선 여행 계획·결혼 준비·와인 스터디·가방 제작· 가죽공예 등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클래스가 열리며, 참여자들의 커뮤니티도 형성되고 있다. 메인인 뷰티 서비스 이외에도 여러 주제를 클래스가 열리는 살롱포레스트. 이 공간을 관통하는 단어는 ‘뷰티 앤 라이프스타일 라운지’다.
“‘라이프스타일’이란 용어는 최근 각광받기 시작했다. 예전엔 어떤 것이 유행하면 한 쪽으로만 쏠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라이프스타일이란 카테고리 안에서 각 개인의 취향에 부합하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발전하고 있다. 살롱포레스트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다양한 클래스들을 비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유행의 순환이 빨라지긴 했지만 살롱포레스트 안에서 소화할 수 있다. 뷰티 서비스를 받던 고객이 ‘이런 클래스가 있네’ 하고 관심 가질 수 있고 반대로 클래스에 참여하다가 뷰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뷰티와 라이프스타일은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살롱포레스트는 이를 아우를 수 있는 ‘뷰티 앤 라이프스타일 라운지’를 지향한다.”
공유미용실이란 기본에 충실하되 그 위에 자신만의 색을 덧칠하고 있는 살롱포레스트. 5월에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며 입점할 디자이너도 모집 중이라고 한다. 상생과 공유의 가치를 바탕으로 생산과 소비의 방식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는 살롱포레스트의 행보는 계속 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