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②] 복싱 헤비급 챔프 무하마드 알리도 앗아가···원인과 증상 그리고 치료

프로복싱 헤비급 세계챔피언 무하마드알리는 파킨슨병을 앓다가 숨을 거뒀다. 1976년 한국방문 당시 알리(가운데)와 그의 태권도 스승 이준구씨(오른쪽)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 치매(癡?), 뇌졸중(腦卒中)과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腦疾患)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파킨슨병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2013년 8만2명에서 2017년 10만716명(남성 4만542명, 여성 6만174명)으로 4년 새 13% 늘었다. 파킨슨병은 주로 60대 이상 노인에서 주로 발병하지만, 환자의 약 5%는 50대 이하의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발병한다. 파킨슨병은 아직 완치 방법이 없으므로 최선의 방법은 가능한 빨리 조기에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이 어떤 원인에 의하여 일어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밝혀진 바 없다. 일부 환자는 파킨슨병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있으며, 일부에서는 유전자 이상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나 환자 대부분에서는 가족력 및 뚜렷한 유전자 이상이 없이 파킨슨병이 발병한다. 환경적 영향이나 독성물질이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환자에서는 아직 발병 원인을 알 수 없어 90% 가량의 환자는 원인이 없는 ‘특발성’으로 진단된다.

파킨슨병 증상으로 손 떨림, 근육 경직, 움직임 둔화, 잠꼬대, 후각 및 미각 저하 등이 나타난다. ‘파킨슨병’ 하면 손떨림이 대표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간혹 수전증(手顫症)과 착각하기도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즉 수전증은 연필을 잡고 메모할 때처럼 손이 떨리지만, 파킨슨병은 가만히 있는데도 손이 떨린다. 즉 편한 자세로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도 떨림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떨림 증상이 없는 환자도 있어 4명 중 1명은 떨림증상이 없다.

행동이 느리고 둔해지면 파킨슨병을 의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옷의 단추를 잠그는데 시간이 예전보다 오래 걸리거나 요리할 때 재료손질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 또한 몸이 경직돼 ‘뻣뻣하다’고 느끼기 쉽다. 파킨슨병 초기에는 강직 증상을 관절염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한쪽 손에서 먼저 증상이 나타나며, 이후 병이 진행되면 양쪽 손에 증상이 나타난다.

걸을 때 한 쪽 다리만 끄는 경향이 있으며, 양쪽 팔이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게 아니라 한 쪽만 흔드는 사람이 많다. 병이 더 진행하면 걸을 때 상체가 앞으로 숙여진 모양이 된다. 보폭도 좁아져 종종걸음으로 보인다. 자세 불안정은 병의 초기보다는 어느 정도 진행이 된 후 나타나며, 걸음걸이가 이상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표정은 어둡고, 무표정해진다.

파킨슨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단서로 심한 잠꼬대, 후각(嗅覺)장애, 만성변비 등의 전구증상이 있다. 해당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당장 파킨슨병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파킨슨병이 생길 확률이 높거나 이미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 심한 잠꼬대(램수면 행동장애)는 꿈을 꾸고 있는데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심한 발길질을 해 침대에서 굴러 떨어지기도 한다.

파킨슨병이 있으면 후각신경이 손상을 받기에 음식의 맛이나 냄새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면 주의가 필요하다. 자율신경이 파괴되면서 만성 변비가 잘 나타난다. 변비가 심하고 잠꼬대나 후각 장애가 함께 나타나면 신경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파킨슨병 증상을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도파민 분비가 정상인 사람도 있다. 이를 파킨슨병과 구분해 ‘이차성 파킨슨증후군’이라 부른다. 파킨슨병을 진단 받은 환자의 약 24%는 이차성 파킨슨증후군이라는 조사연구도 있다. 이차성 파킨슨증후군의 주된 원인은 약물이다. 즉 특정 약물이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거나, 도파민 작용을 방해하여 몸이 ‘도파민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된다.

파킨슨병 치료는 약물 치료, 수술적 치료, 비약물적 치료 등이 있으며, 치료 목표는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파킨슨병으로 진단을 받으면 우선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다. 치료약물은 파킨슨병을 완치하거나 파킨슨병의 진행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 주어 환자가 일상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물이다. 가장 대표적인 약물은 도파민의 전구물질인 레보도파(levodopa)이다.

약물치료는 대부분 환자에서 효과가 좋아서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약물 치료 시작 후 3-5년이 지나면 이상운동증이나 운동요동현상, 약효소진증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약물 조절만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수술적 치료는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로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삽입한 뒤 이를 체내에 이식된 전기자극기에 연결하여 뇌의 특정 부위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치료법이다.

재활 치료는 중추신경계의 병변 자체를 교정할 수는 없으나, 환자의 기능을 돕거나 유지하고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관절 운동 범위, 지구력, 균형 유지, 보행 능력, 일상생활 동작의 수행, 서동증이나 근육 강직 운동 기능의 장애에 대해서는 개선 효과가 있다. 매일 20분 이상 유산소 및 근력운동과 스트레칭을 함께 하면 좋다. 운동이 주는 효과는 증상을 호전시키고, 병의 진행을 늦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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