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50년 벗 노회찬 죽음에 오열 “더 좋은 세상 만들자던 꿈 남겨놓고···”
[아시아엔=이종걸 국회의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긴 세월을 같이하면서 동반자 같았던 친구의 비보를 접했습니다.
까까머리 고등학생 시절에 서울 화동의 경기고등학교 교정에서 그를 처음 만났습니다. 10대 소년들이 청춘을 즐기기에는 ‘10월유신’으로 그 폭압성을 더해가던 박정희 철권통치가 너무나 분노스러웠습니다.
우리는 <창작과 비평>도 읽고, 함석헌, 백기완 선생의 강연도 다녔습니다. 퇴학 조치를 불사하고 유인물도 돌리고 데모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형성되었던 가치관과 사회관이 우리의 평생을 지배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스무살이 되고 서른살이 되고 마흔살이 되고 어느덧 예순살이 되는 동안 나와 그는 민주화운동을 했던 대학생으로, ‘양심수’와 변호사로, 도망자와 숨겨주는 사람으로, 운동권 대표와 정치인으로, 둘 모두 국회의원으로 관계는 달라졌지만, 한결같이 만났습니다.
생각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서로를 신뢰하고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좋은 벗이었습니다.
그리운 친구여!
네 모습을 떠올리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구나. 너와 나눴던 많은 이야기는 나 혼자라도 간직하련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그 어렸던 시절 함께 꾸었던 꿈은 내 몫으로 남겨졌구려. 부디 평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