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삼성 ‘전면전’ 치닫는다

자사주 처분’으로 우호지분 확대시도에 ‘가처분’ 맞대응?

[아시아엔=차기태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삼성물산의 대립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서로 상대의 조치에 강수로 맞대응하고 있다. 전쟁에 비유하자면 ‘전면전’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엘리엇과 삼성의 대결은 ‘예측불허’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엘리엇은 11일 삼성물산이 전날 자사주를 처분한 것에 대해 불법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법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삼성그룹이 10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반드시 성사시키기 위해 삼성물산 자사주 처분이라는 강수를 두자 엘리엇이 즉각 반격에 나선 것이다.

엘리엇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물산 보통주 5.76%를 제일모직 제휴사인 KCC에 매각 제안한 것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불법적 합병과 관련해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삼성물산과 이사진 및 관계자들의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불법적인 시도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따라서 삼성물산 자사주가 합병 결의 안건에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주식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삼성물산과 이사진 및 KCC를 상대로 긴급히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엘리엇은 “이는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이사회가 강압적으로 불법적인 합병안을 추진하는 것은 58%(7조8500억원)가 넘는 삼성물산 순자산을 삼성물산 주주들로부터 제일모직 주주에게 아무런 보상 없이 우회 이전하려는 시도를 의미한다”고 비난했다.

삼성물산은 10일 자사주 전량(5.76%)을 KCC에 매각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처분가액은 10일 종가 기준으로 6743억원이다.

삼성그룹측은 자사주를 처분하면 우호 지분이 기존의 13.99%에서 19.75%로 늘어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KCC에 넘어가면 의결권이 되살아나게 된다.

삼성물산은 “합병을 반드시 관철시켜 회사의 미래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KCC도 이날 삼성물산 지분을 5.79%로 늘릴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KCC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기주식 보통주 전량인 899만주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CC는 제일모직 지분 10.1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제일모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52.24%에 달하고 그 다음이 KCC가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물산의 주요 주주는 삼성SDI(7.18%) 등 삼성 계열사와 이건희 회장(1.37%)을 합한 우호지분이 13.99%이고 자사주 5.76%이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9.79%를 보유하고 있다. 3대 주주로 올라선 엘리엇이 7.12%, 기타 외국인 지분이 26.6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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