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매일이 새로운 인생
이사야 43장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사 43:19)
전쟁포로였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새 일’이란 없었습니다. 오늘은 어제의 반복이고 내일은 오늘의 반복입니다. 1년 뒤 오늘 내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 2년 뒤 오늘 내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 예측가능한 인생이 바로 노예들의 삶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하나님은 ‘새 일’을 행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그 ‘새 일’이란 단순히 출애굽이나 바벨론 포로귀환과 같은 ‘사건’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때는 ‘새 일’이었던 사건도 시간이 지나면 옛 일이 되어버리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하나님이 우리의 삶 속에서, 그리고 역사 속에서 행하시는 ‘새 일’은 무엇일까요?
드라마에는 흥미진진한 새로운 사건이 매 회 등장하지만 하나님이 행하시는 ‘새 일’은 그런 사건과는 다릅니다. 인간은 어떤 새로움도 반복적으로 경험하다 보면 그것을 당연한 일상의 패턴으로 받아들이는 존재입니다. ‘클리셰’라는 말이 괜히 있겠습니까? 아무리 새로운 일도 시간이 지나가면 더 이상 새롭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우리 삶 속에서 날마다 행하시는 ‘새 일’이란 존재의 의미와 목적의 회복입니다. 신박한 사건을 주시기보다 새 마음, 새 영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에게 출애굽과 바벨론 포로귀환 사건은 그들 존재의 의미에 눈 떴던 계기였습니다. 출애굽 사건은 천상 노예인 줄 알고 살았던 사람들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받는 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정체성, 존재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사 43:21)
내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알면 그 어떤 일상의 반복도 늘 새롭습니다. 매일 해야 하는 똑같을 일들이 똑같지 않습니다. 무의미한 반복 속에서 의미를 발굴시켜 주시는 일, 그것이 하나님이 우리 안에서 행하시는 ‘새 일’입니다.
우리의 오늘이 어제와 별반 다를 바가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내일도 오늘과 특별히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왜 사는지를 알면 내일은 그저 반복되는 오늘이 아니라 새 날이 됩니다. 누구나 내일을 맞지만 아무나 새 날을 맞이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삶 속에 새 일을 행하시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매일이 새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