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중인 아내를 위한 기도
이른 아침 봉래산에 올랐습니다. 병마와 싸우는 후배인 한겨레 출신 임종진 기자의 가족을 위해 간절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사진 몇 컷이 종진 후배 아내가 병고에서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내를 위해 헌신하는 종진 후배와 가족들에게 조그만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께서도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 고명진 올림.
다음은 오늘 오전 임종진 기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제가 심장이 참 약합니다. 간은 콩알 그 자체지요. 그러니 겁이 엄청 많아요. 표정을 숨길 뿐이지 속은 늘 쪼그라 있어 뱃심이 참 모지리입니다. 지금도 잠 한숨 못 이루고 있는 이유도 나름 그 안에 있답니다.
어제 그제 아내 지영은 급격히 몸 상태가 나빠졌습니다. 이제는 몸 자체를 가누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지요.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긴급 조치 후 병실에 오른 그 짧은 시간 동안 눈으로 보기 어려운 여러 일들이 있었습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아내 지영의 상황들은 제 가슴으로 감당하기 너무 벅찬 일이었습니다. 담당의사의 진단과 긴급한 조치들은 아직 아무런 준비가 안된 저의 심장을 한없이 쪼그라들게 했습니다. 여전히 믿기지가 않습니다
너무 울다가 지영과 가까운 분들에게 어려운 부탁을 드렸는데 그리고나서 절절하나 감동스런 메시지들이 도착하면서 두려움이 불길처럼 치솟더군요. 정말 이대로 이별인가 싶어 심장이 너무 두근거렸습니다. 엊그제 아내 지영은 저에게 안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같이 있겠다구요. 그리고 간호사분에게 부탁하더군요. 살고싶다고 도와달라구요. 몇시간 전에 칼륨수치 이상으로 화장실 바닥에 쓰러지기도 했던 지영이 불끈 힘을 내면서 살아야겠다고 제 손을 꽉 잡았습니다.
의사는 맘 준비하라며 리솔이와 가족 면회까지 당장 하라고 그래서 서둘러 가족면회를 하게 했습니다. 온가족이 함께 눈물 범벅이 되었는데 오히려 아내 지영이 아무렇지도 않은 평온한 널굴로 ‘나 안가. 괜찮아’라며 우리를 다독이기도 했습니다. 힘들 땐 다 그만두고싶다고도 하더니 정작 더 어려운 고비 한가운데에 들어서서는 담담하게 다시 삶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저도 다시 단단히 맘먹습니다.
제 링크글을 보시고 수많은 분들이 이별이 아닌 회복의 염원을 담아 주셨습니다. 그래서 힘이 납니다. 아내 지영을 아끼는 많은 분들이 기적을 부르는 기도에 힘을 쏟아주셨습니다. 그 이유로 갑자기 맘에 여유가 붙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분들이 주신 연대기도의 힘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믿음이 더 단단해지네요.
아내 지영이 아직 또한 버티고 있기 때문이겠지요.주인공이 버티는데 머슴인 제가 괜히 가라앉아 있을 수도 없구요. 함께 맘을 나누고픈 이유도 한분한분에 대한 인사는 못드릴지언정 제 맘이 그리 흐릅니다.
날 밝으면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기도의 힘이 제대로 통하리라 믿구요. 제 쫄보 같은 심장도 다시 크게 울릴 수 있을 거 같아요. 기적이 가열차게 타오르라 믿습니다.
아까 제 호들갑에 가슴을 쓸어내린 분들께 무척 죄송하기만 합니다. 상황은 아직 암울하나 더 단단하게 마주하겠습니다. 오늘 날이 밝으면 중요한 하루가 시작됩니다. 기도만이 기적을 부르겠지요
모두 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