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규의 시선] ‘화성탐사’ 나선 두 어머니의 ‘전원일기’

김선규 필자와 아내, 장모님, 어머니(오른쪽부터).

두 어머니가 ‘화성탐사’를 하셨습니다.

김선규 기자 장모님의 간절한 기도

장모님은 흙집에서 기도하고
어머니는 텃밭에서 호박 심고
아내는 두릅, 오가피순 따고
화성남자는 감자, 옥수수 심고…

김선규 모친이 호박 모종을 심고 있다.  

사랑하는 세여자의 방문으로
화성의 봄이 그 어느 때보다 빛났습니다. 

은퇴하며 농부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주소를 고향 화성으로 옮기고 농지대장도 등록했습니다.
겨울을 보내고 막상 농사철이 다가오니
모든 일이 막막하기만 하였습니다.

김선규 기자 아내가 딴 두릅과 오가피순이 바구니에 그득하다.

오래 전 도시농부 과정을 수료했건만
드넓은 밭을 보며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몰랐습니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심어도 심어도 끝이 없는 듯…

조선 숙종때 벼슬을 내려놓고 고향에 내려가
여생을 보낸 남구만의 시조가 떠오릅니다.

궁하면 통한다고 나무를 도매하는 고교동창과 연이 닿아
지난 3월에 블루베리 40여주를 심었습니다. 또다시 고민하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대봉감과 아내가 좋아하는 사과대추를 각각 30주씩을 심었습니다.

블루베리 묘목

얼추 4백여 평의 밭 절반이 일손이 덜 가는 나무로 채워졌습니다.
남은 밭에는 5월초에 친구들과 함께 고구마를 심기로 했습니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욱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데
지구와 화성을 오가는 삶을 살다보니 마음만 분주합니다.

김선규 기자 손에 들린 옥수수 종자. 이제 석달 후면 이곳 밭에 옥수수 푸른 대가 꽉 들어찰 것이다.   

밭을 놀린다는 핀잔은 면했지만 일손이 덜가는 곳으로 몸과 마음이 향해 있으니 우직하게 농부처럼 살려는 꿈은 아직 멀게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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