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가는 사회적 거리두기‥‘위드 코로나’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인도에서 수집한 표본에서 발견된 새로운 이중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정부는 새로운 방역정책을 짜야 한다. 정부주도, 행정명령 중심의 방역정책에서 벗어나 이제는 ‘국민참여형 방역정책’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새로운 방역정책의 목적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해서 국민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코로나 변이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 접촉한 사람들을 관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우리나라 방역 분야 전문학회인 대한예방의학회(Korean Society for Preventive Medicine)와 한국역학회(Korean Society of Epidemiology)가 구성한 ‘코로나19 공동대책위원회’ 홍윤철 위원장(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은 지난 8월 26일 성명을 통해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몇 달 안에 확진자가 최대 1만명까지 늘 수 있다”며 “거리두기 중심의 방역 체계에 대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올 6월초만 해도 하루 평균 확진자는 400명대였으나 두 달 새 5배로 늘어 2000명대로 급증했다. 이 기간 전국에 3-4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고강도 방역조치가 취해졌는데도 확진자가 꾸준히 증가했다. 코로나19 공동대책위원회가 구글의 인구 이동량 통계를 분석한 결과 작년 초 1차 유행 때는 거리두기 조치로 이동량이 33% 줄었으나 금년 4차 대유행 이후엔 0.57%만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거리두기 단계를 계속 올려왔지만 확진자를 줄일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사실 정부는 확진자 감축 전략은 없는 것 같다. 현재 정부의 방역전략은 ‘백신접종’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두 가지 경로 투 트랙(two-track)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확진자를 줄이지는 못하지만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변이 델타바이러스가 문제다. 이스라엘은 2차접종률이 70%가 넘었지만 하루 1만명 넘게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하루 확진자가 2500명이 나오는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현재 ‘방역망 내 관리비율’이 36%인데, 이 지표가 30%까지 떨어지면 하루 확진자가 6000-7000명, 최대 1만명까지 갑자기 증가할 수 있다.

방역 지표 중 하나인 ‘방역망 내 관리비율’이란 신규 확진자와 접촉된 후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상태에서 확진된 사람 비율을 말한다. 이는 감염 원인이 된 지표 환자를 찾아내 확산세를 차단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다. 이 지표가 높으면 정부의 방역시스템 안에서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작년 초만 해도 이 비율이 70%대를 유지했지만 현재 36% 수준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이 지표가 한번도 반등하지 못하고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K방역’ 성과를 자화자찬하면서 최근엔 11월까지 집단면역(Herd Immunity)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10월로 앞당겼다. 그러나 이제는 변이 델타바이러스의 ‘돌파감염(突破感染, breakthrough infection) 때문에 집단면역이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이제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생각할 수밖에 없지만 무턱대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룰 수 있는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델타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없는 상황에서 방역 완화조치는 독이 될 수 있으므로 변이바이러스 접촉자 관리는 훨씬 밀도 있게 해야 한다. 정부가 지난 6월 “백신 접종자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풀어도 좋다”고 했지만 일반 국민들은 “방역이 이제 크게 완화됐다”고 받아들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위험한 메시지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이 국민에게 잘못된 인식을 준 것은 정부의 실수였다.

이제 정부는 새로운 방역정책을 짜야 한다. 정부 주도, 행정명령 중심의 방역정책에서 벗어나 이제는 ‘국민참여형 방역정책’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새로운 방역정책의 목적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서 국민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코로나 변이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 접촉한 사람들을 관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One comment

  1. 아니 그래서 구체적 대안이 뭔가요?말씀하신 국민참여형 방역, 거리두기 완화, 접촉자 관리 집중 이중에 지금 안하는건 거리두기 완화인데 거리두기 완화하면 그럼 바로 감염자 폭발할텐데요
    학자면 학자답게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지 일번인 수준 뜬구름 잡기같은 말을 하십니까 답답한 정부나 비판하겠다는 전문가 집단이나…책임질일은 없어야니 구체적 이야기는 없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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