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도다리쑥국 세그릇으로 새해 ‘거뜬히’
[아시아엔=박정욱 통영시티투어 대표] 통영사람들에게 계절먹거리는 일종의 통과의례다.
매화 만나기 전 땅의 기운 소위 ‘지기’(地氣)를 제대로 먹은 쑥이 나오면 그걸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도다리와 궁합을 맺게 하고 입으로 즐긴다. 그게 도다리쑥국이다.
음력 정월이면 아직은 겨울이 깊지만 남도 끝자락은 봄기운이 스멀거린다. 그 징표가 쑥인데 양지바른 곳에 빼꼼히 녹색의 봄을 증거하는 쑥이 쑤욱 고개를 내민다. 그것들을 바라보는 토영(통영) 사람들 입가에 두가지 의미의 미소가 보인다.
하나는 새봄을 맞는 반가움, 다른 하나는 뜨끈한 도다리쑥국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정월 대보름 전에 도다리쑥국 세그릇은 묵어야(먹어야) 그해 ‘거시기’ 걱정이 없다는 진농 반농의 어른들 넋두리가 있다. 이를 아무런 저항 없이 절대자의 의지마냥 받아들이는 순진함을 우리는 너나 없이 박수로 동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