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생도의 ‘명예제도’와 강영훈 전 총리 제정 ‘도덕률’ 다섯가지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전두환 대통령 때 자유로를 만들었는데 통일 후를 구상하여 10차선으로 만들었다. 북에서는 자유로를 오가는 차량들의 불빛이 보인다. 북한은 무엇보다도 여기에 압도된다. 남북군사회담 때 북한은 여기에 불평하였다. 그러나 오가는 자동차 통행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은 북한군도 안다. 남북 국력의 차이는 이미 비교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알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는 김영삼, 김대중 당시 의원들이 기를 쓰고 반대하는 것을 박정희 대통령 결단으로 만들었는데, 이한림 장군이 건설부장관으로서 주로 책임을 졌다. 박정희와 이한림은 만주군관학교와 일본육사 동기였다. 이한림은 5·16 때 일시 박정희와 틀어졌으나 5·16이 성공하자 곧 참여하게 된다. 박정희는 이한림이 화랑연병장을 만들어낸 추진력으로 진시황秦始皇으로 불린다는 것을 생각하여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맡긴 것이다. 공사에는 현대건설 등 민간 기술자와 함께 야전공병단이 투입되었다.
박정희, 정주영, 이한림의 지도력이 아니었다면 고속도로는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서울~부산간 428km 인데 공사비가 딱 429억이 들었다. 당시 서울에서 부산은 15시간이 걸렸다.
청계산의 전쟁지도본부를 만들 때도 공병이 투입되었다. 동굴을 깊이 파서 공사를 하다 보니 습기가 잦았다. 어느 공병장교가 설계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 환기를 하자 습기가 마르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대통령에 약속한 완공 날짜는 다가오는데 모두들 속이 타던 공사현장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육사는 이공과 과목이 많아 생도들이 계산척을 끼고 살다보니 매년 서울공대 주최 계산척 경연대회에서 계속 우승했었다.
전공과목이 병과와 직접 관련은 없다. 전자공학을 배우지 않았다고 해서 통신장교가 못 되는 건 아니다. 육사생도들은 철학, 사학, 법학, 정치학, 경제학, 심리학과 함께 열역학, 유체역학, 전자공학도 배웠다. 육사를 한국 최초의 문리과대학이라고 함은 이를 말한다. 일반학 과목은 강의 후 바로 시험을 본다. 이렇게 훈련된 육사 출신은 순발력이 뛰어나다. 이를 daily system이라고 하는데 미 육사의 테이어 시스템을 본뜬 것이다.
명예제도(honour system) 역시 미 육사에서 도입된 것인데, 거짓말 않는다. 부정행위(커닝) 않는다. 절도를 않는다의 세 가지다. 이를 범했더라도 즉각 양심보고를 하면 용서받을 수 있다. 유망한 25기 생도 하나가 졸업 직전 체력검정에서 수류탄 던지기를 마치지 않았는데, 체육과 교관이 묻자 얼결에 마쳤다고 했다가 퇴교 당했다. 육사는 일반인이 상상도 할 수 없는 도덕道德의 고도孤島였다
사관생도의 도덕률은 강영훈 교장이 17기 졸업을 기해 제시한 것이다. 주영대사로서 강영훈 장군은 많은 영국인이 기억하며, 대통령과 잘 지내며 보좌도 잘한 총리로서도 기억된다. 사관생도의 도덕률은 강영훈 장군의 인품을 그대로 내비치고 있다.
하나, 사관생도는 진실만을 말한다. 하나, 사관생도의 행동은 언제나 공명정대하다. 하나, 사관생도의 언행은 언제나 일치한다. 하나, 사관생도는 부당한 이득을 취하지 않는다. 하나, 사관생도는 자신의 언행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