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1마리 7억6천만원 역대 2위···1kg에 360만원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일본인의 참치 사랑은 유별나다. 이에 일본에서는 새해 첫 참치 경매(競賣, auction)를 잘 받으면 일 년간 운(運)이 좋다는 속설이 있다. 올해 첫 참치 경매가 지난 5일 아침 5시30분 일본 최대 수산물시장인 도쿄 쓰키지(築地)시장에서 요란한 종소리와 함께 열려 경매인들의 흥정 속에서 참치가 한 마리씩 낙찰되었다.
‘Honmaguro’로 불리는 참치의 이날 최고 낙찰가는 아오모리(靑森)현 오마(大間)항에서 지난해 12월30일 잡힌 무게 212kg 짜리로 7420만엔(약 7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7420만엔은 1999년 참치 경매가(競賣價)를 기록하기 시작한 이래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현재까지 최고 경매가는 2013년 기록된 1억5540만엔이다.
경매 낙찰 참치의 무게가 212kg이므로 1kg당 가격이 35만엔(약 360만원)에 이른다. 낙찰자는 초밥 체인점인 ‘초밥 삼매경’을 운영하는 기요무라(喜代村)사의 기무라 기요시 사장이다. 그는 “조금 비싼 감이 있지만 모양도 크기도 좋은 참치를 낙찰해 다행이며, 빨리 손님에게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 이 초밥 식당은 새해 첫 참치를 먹고 싶어 하는 손님들이 몰려들면서 비싼 낙찰가에도 불구하고 톡톡히 재미를 봤다고 한다.
해당 참치를 낚아 올린 어부는 “이렇게 비싸게 팔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앞으로 6개월은 휴가라고 했다. 이 어부는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최고가 참치를 잡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도쿄의 부엌’으로 불리며 이색적인 광경으로 관광객들에게도 인가가 높은 쓰키지 시장은 금년 말에 이전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번 경매가 쓰키치에서 열린 마지막 새해 참치 경매로 기록될 것이다.
한국산 수산물의 5대 수출국(2016년)은 일본(7억3710만 달러), 중국(3억7730만 달러), 미국(2억4130만 달러), 태국(1억7980만 달러), 베트남(9750만 달러) 등으로 지난해 수산물 21억2900만 달러를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했다. 2016년 수출이 크게 늘어난 주요 수산물은 참치가 전년 대비 17.6% 증가하여 5억7500만 달러, 김(15.9% 증가) 3억5330만 달러, 오징어(18.2% 증가) 1억1270만 달러, 전복(72.4% 증가) 6650만 달러 등이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지난 50년간 2배 가까이 늘었으나 수산물 공급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물고기 양식(養殖)기술이 계속 발달하고는 있지만 남획(濫獲)과 기후변화 등으로 어획량이 계속 줄고 있어 결국 수산물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추세다.
참치도 이런 경우에 속하여 지난해 참치 수출 물량은 0.9%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수출액은 전년보다 17.6% 늘어난 5억7590만 달러를 기록했다. 참치는 우리 바다에서는 거의 잡히지 않지만, 국내 원양(遠洋) 선사들이 남태평양 등에서 많이 잡아 명실상부한 수출 1위 수산물이다.
참치도 남획으로 그 개체수가 계속 줄고 있어 세계적으로 어획량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일식(日食) 초밥 문화가 확산되면서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즉 공급이 제한돼 있는데, 수요가 계속 늘어나므로 결국 참치 가격이 상승하여 우리나라도 수출에서 그 덕을 본 것이다.
참치는 원래 태평양과 대서양의 온열대(溫熱帶) 해역에서 주로 사는 난류성(暖流性) 물고기이지만 제주도와 경상도 해역에도 출몰한다. 즉 지난해 3월 제주도 동북쪽 해역에서 고등어 잡이 배 40여척이 내린 그물에 참치(참다랑어)가 1만 마리 넘게 잡혀 어민들을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은 남해안 수온 상승으로 동중국해에서 올라오는 참치 떼가 우리나라 해역까지 올라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잡히는 물고기 종류가 바뀌고 있다. 예를 들면, 제주도 대표 어종인 자리돔과 옥돔은 이제 울릉도 인근에서도 잡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