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프리미엄 공유미용실 아데르 “디자이너 아이덴티티와 소비자 취향이 교차하는 공간”

<사진=아카이브코퍼레이션>

부동산 콘텐츠 플랫폼 아카이브코퍼레이션의 두번째 프로젝트 ‘아데르’(ADERE)가 4월 1일 홍대입구에서 오픈했다. 아데르 측은 “헤어, 속눈썹, 네일 등 총 20개의 브랜드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내 미용실 상권은 강남, 홍대, 건대, 크게 셋으로 나뉜다. 지난해 1월 ‘살롱포레스트’(Salon Forrest) 역삼점을 오픈했던 아키이브코퍼레이션의 두번째 선택은 홍대였다. 아카이브코퍼레이션이 홍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병인 브랜드 디렉터가 답했다.

“홍대 미용실 상권의 특징은 아이덴티티가 강한 개인브랜드가 많다는 것이다. 홍대권 디자이너들은 SNS 등 모바일 마케팅에도 적극적인 편인데 아데르의 주 타겟층인 MZ세대와도 잘 맞는다. 아데르에 들어오신 분들의 자유도를 보장해주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넓은 스펙트럼의 디자이너들이 아데르란 ‘도화지’ 위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홍대를 택한 또다른 이유 중 하나는 아데르를 지역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것도 있다. 강남의 살롱포레스트, 홍대의 아데르 등을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사진=아카이브코퍼레이션>

홍대입구 사거리에 위치해 있는 아데르는 디자이너들의 단골 고객 이외에도 신규 워크인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정도로 입지가 좋다. 그럼에도 홍대입구 인근의 수많은 미용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홍대입구에 자리한 ‘공유미용실’ 아데르는 경쟁에서 어떻게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이창열 대표의 답변이다.

“개별 시술공간은 물론 락커나 라운지 등의 공용공간도 인근 타 매장들보다 크다. 어메니티와 미용기기의 퀄리티도 신경 썼다. 아데르의 특징 중 하나는 온전한 의미의 ‘방’에서 이뤄지는 시술이다. 공간만 분리해둔 파티션과는 달라, 천장이 막혀 있으며 개별 냉난방시스템까지 갖춘 공간이다. 고객들은 독립된 공간에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아데르’를 통해 아카이브코퍼레이션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으며, 또 그것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보여주려고 고민했다. 우리의 핵심키워드 중 하나가 고객경험이다. 고객들이 다른 곳에서 누리지 못했던 경험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 디자이너 입장에선 인테리어와 입지를 고려했을 때 가성비가 정말 좋다고 느낄 것이다. 그럼에도 입점 디자이너들이 지불해야 할 비용은 타 공유미용실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시술 후 사진 찍었을 때 나를 예쁘게 담을 수 있는 공간
입지가 좋고 공간이 넓다고 하더라도, 어떤 컨셉을 갖고 어떤 분위기를 연출했는지 역시 중요하다. 아데르는 아카이브코퍼레이션의 첫번째 프로젝트인 살롱포레스트와도 비교될 수밖에 없다. 아데르의 공간 전체를 책임지고 있는 권영훈 디렉터에게 공간에 대한 설명을 구체적으로 들어봤다.

“미용실이라는 공간은 예뻐지려고 오는 곳이다. 시술 후 거울을 보고 사진을 찍었을 때 나를 예쁘게 담을 수 있는 배경을 만들고 싶었다. 기존 프랜차이즈 미용실들이 우드앤화이트 톤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선호하는데, 아데르는 캐주얼하고 심플한 분위기를 추구한다. 그레이 톤으로 전체적인 배경을 잡고, 오렌지 톤으로 포인트를 더해 현대적인 이미지를 담았다. 2층에 위치한 아데르 매장이 통유리로 이뤄져 있어 빛과의 조화도 고려했다. 언뜻 보면 중앙의 코어 공간을 프라이빗한 공간들이 둘러싸고 있어 살롱 포레스트와 비슷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색감과 소재 등은 다른 또 하나의 고유한 공간이다.”

<사진=아카이브코퍼레이션>

누구나 머리 속으로 상상은 할 수 있지만, 이를 실제로 구현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미용실이라는 고유의 기능을 지니고 있는 공간은 더욱 그렇다. 권영훈 디렉터가 공간을 구현하는데 있어 가장 중점을 뒀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살롱 포레스트를 설계하며 20곳 이상의 업체들과 미팅을 가졌다. 어떤 철학을 갖고 있고, 또 어떤 공간을 구현해낼 것인지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했다. 잘 맞는 업체를 찾아 살롱 포레스트에 이어 아데르도 협업하고 있다. 미용실도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이다. 미용시술 과정에서 일어나는 행위들이 연결돼 하나의 동선이 된다. 기능에 따른 동선이 공간에 잘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 미용시술의 패턴을 이해하고 공간으로 구현하기 위해 1년반 동안 연구해서 살롱 포레스트를 만들었다. 그래도 개선해야 할 점들이 눈에 보였는데, 그런 부분들까지 보완해 아데르를 설계했다.”

공유미용실 등장 초기 실증특례법은 업계의 주요 이슈 중 하나였다. 그러나 큰 산을 하나 넘었다고 해도 디자이너들이 공유미용실에서 개인사업자로 영업을 개시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앞서 살펴본 아데르의 공간이 ‘하드웨어’를 의미한다면, 실제 운영을 지원하는 것은 ‘소프트웨어’에 해당되는 셈이다. 아데르의 소프트웨어는 무엇인지 정병인 디렉터가 설명했다.

“공유미용실에서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영업해야 디자이너들의 수익이 개선될 수 있지만, 그 과정이 까다롭다. 아카이브코퍼레이션은 그러한 절차에 대해 컨설팅 해주고, 또 필요한 부분은 대행까지 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아데르몰’을 오픈해 디자이너 개인이 구매했을 때보다 20~30% 저렴한 가격에 미용비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일종의 판매중개업이라고 보면 될듯하다. 비개방형이라 아카이브코퍼레이션 소속 디자이너들만 이용할 수 있다. 마진을 남기려고 하는 것이 아닌, 들어오는 분들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라고 보면 된다.”

이창열 대표는 ‘부동산컨텐츠’ 기업 아카이브코퍼레이션을 소개하며 ‘공간과 문화의 편집’을 강조해왔다. 브랜드의 핵심가치는 아데르에서 어떻게 구현됐을까? ‘공간의 편집’에 대해 이창열 대표가 답했다.

“호텔의 별관이기도 했던 아데르의 자리는 중고서점이 나간 후 적지 않은 기간 공실로 남아있었다. 식당이 나간 후 오랫동안 공실로 남아있던 살롱 포레스트와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우리는 콘텐츠로 승부할 자신이 있었다. 홍대 미용상권의 특성을 파악해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디자이너들이 모이는 공간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데르는 외부가 통유리로 돼 있어, 지나가던 사람들도 칸칸이 독립된 공간에서 디자이너들이 시술하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자리는 홍대권의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이 모인 ‘프라이빗 뷰티플랫폼’ 으로 재탄생했다.”

‘소품종 대량생산’이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
비어 있던 공간을 뷰티플랫폼으로 새롭게 편집한 아데르. 이들이 말하는 문화의 편집은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해 정병인 디렉터는 예상치 못했던 단어를 예로 들며, 아데르가 추구하는 생산방식의 변화가 곧 소비방식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 설명했다.

“미용의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예전엔 브랜드가 우선시됐다면, 지금은 디자이너가 우선시되고 있다. 여기서 더 세분화돼 컷은 A디자이너, 펌은 B디자이너, 염색은 C디자이너에게 받는 게 요즘 세대다. 세분화된 트렌드에 잘 맞는 시스템이 1인샵인데, 개인디자이너들이 모여 있는 아데르와도 잘 맞는다. 아데르에서 이뤄지는 시술은 공장의 생산라인처럼 정형화된 공정을 통해 거치는 ‘소품종 대량생산품’이 아니다. 디자이너의 아이덴티티와 소비자의 취향이 교차해 탄생하는 ‘다품종 소량생산품’이다. 생산방식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사진=아카이브코퍼레이션>

살롱포레스트에 이어 두번째 브랜드인 아데르를 연착륙 시키고 있는 아카이브코퍼레이션은 올해 안에 매장을 다섯 곳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세컨 브랜드를 런칭한 이유는 무엇인지, 또 그 이후에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정병인 브랜드 디렉터에게 물었다.

“살롱 포레스트는 시장의 수요를 확인하고, 또 그 결과를 증명하고자 만들었던 모델이다. 실제로 생산자(디자이너)에게 완판됐고, 소비자의 만족도 또한 높았다. 아데르는 진입장벽을 낮춰 아카이브코퍼레이션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런칭한 브랜드다. 하이앤드급의 살롱 포레스트는 그대로 남겨두고, 신규 오픈할 프리미엄급 공유미용실들은 아데르의 브랜드명을 이어갈 것이다. 아카이브코퍼레이션은 오피스타워가 밀집해 있는 강남권, 상업시설이 밀집해 있는 홍대권, 그리고 오는 6월 판교의 GS몰에 입점할 아데르 2호점까지 상권의 특성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하고 있다.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부산, 인천, 대구 등 광역권 도시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광역권의 시장 상황과 추세도 수도권과 비슷할 것이라 본다. 아카이브코퍼레이션의 프리미엄 뷰티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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