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40대 여성 억울한 옥살이’ 방치 경찰영사, 행정법원에 자신 억울함 호소했다 ‘패소’
이임걸 총경 감봉 1개월 처분에 행정소송
법원 “현지검찰 위법 수사도 그냥 넘겨”
[아시아엔=편집국]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유진현)는 주(駐)멕시코 한국대사관 파견 경찰영사였던 이임걸 총경이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1개월 감봉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멕시코 여행을 하던 양모(40)씨는 2016년 1월 중순 멕시코시티의 W노래주점에서 멕시코 검찰에 붙잡혔다. 양씨가 검거된 곳은 멕시코에 사는 여동생의 약혼자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멕시코 검찰은 양씨를 ‘한인 마피아’로 지목하면서 인신매매 및 성착취 혐의로 체포한 것이다. 양씨는 2년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멕시코 산타마르타교도소에서 수감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멕시코 검찰은 양씨 구속 후 재판과정에서 양씨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검찰이 피해자로 내세운 인물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또 양씨에 의해 인신매매 및 성착취를 당했다고 검찰이 지목한 한국인 여성들은 사건 초기 멕시코 검찰의 강압과 한국의 경찰영사 이씨의 부실한 대응으로 사실과 다르게 진술한 것이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2016년 10월 당시 심재권·설훈 의원 등 국회 외교통일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멕시코 대사관 현지국감과 양씨 교도소 면회 등을 통해 드러났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 총경은 멕시코 검찰이 위법한 절차에 따라 증거·진술을 수집한 사실을 알면서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등 양씨 사건에서 재외국민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아 1개월 감봉처분 징계를 받았다.
사건 초기 멕시코 검찰은 1차 조사에서 가라오케 손님을 통역사로 사용해 주점 종업원들을 상대로 진술서를 만들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3월 감사원이 재외공관과 외교부 본부 운영 실태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적발됐다. 재판부는 “(이 총경은) 종업원들에 대한 영사 입회 요청을 합리적 이유 없이 상당 기간 거절해 영사업무를 태만히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현지 법원 판사가 이씨에게 20차례 가까이 재판에 참석할 것을 요청했지만 대사관에 보고하지 않고 불참한 사실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