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21세기형 인재48] 당신은 오늘 어떤 선서를 하고 업무를 시작했는가?

[아시아엔=김희봉 교육공학박사, 현대자동차인재개발원] 필자는 20여년 전 육군 소위로 임관할 때 오른손을 들고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성을 다하고 헌법과 법규를 준수하며 부여된 직책과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선서를 했다. 이른바 임관 선서였다. 돌이켜보니 당시에는 그 선서의 무게감을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이제야 그 무게감이 어느 정도인지 느껴진다.

선서(宣誓)는 주로 공직에 임하는 사람이 법령을 준수하고 그 직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을 여러 사람 앞에서 맹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선서를 한 사람이 선서한 내용에 위배되는 언행을 한 경우에 대내외적으로 질타를 받는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더 큰 책임을 묻기도 한다.

그러나 조금 더 살펴보면 선서를 하는 대상은 공직자뿐만이 아니다. 의료계에 첫 발을 내딛게 되는 의사와 간호사들은 의료인으로서의 책임과 책무, 윤리의식 등을 포함하고 있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올림픽을 비롯하여 각종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나 심판 역시 스포츠맨십을 준수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는 선서를 한다. 심지어 법정에 선 증인조차 진실만을 말할 것이라는 선서를 한 후에야 증언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선서는 일반적으로 크고 작은 의식행사(ritual)와 함께 이루어지는데 말이나 글로 표현되는 것 이상의 상징적 의미도 지니고 있다.

조직차원에서 볼 때 선서는 어떤 역할이나 임무를 맡거나 특정한 일을 수행해야 하는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책임과 기대를 공식적으로 표명하는 것이다. 개인차원에서 볼 때 선서는 그 일을 함에 있어 초심과 신념 그리고 의지 등을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기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선서가 갖는 사전적 의미나 상징적 의미와 함께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의미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선서가 자신이 맡은 역할이나 하고 있는 업의 본질을 품고 있으며 선서를 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이나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본질을 알고 이를 실천하겠다는 약속이라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선서는 특정인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혹 당신만의 선서가 없다면 자신의 역할과 업의 본질에 대한 생각과 행동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선서를 만들어 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선서는 당신의 역할과 업에 대한 품격을 한층 더 높여 주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매일 아침, 이와 같은 선서를 마음속으로 한다면 일상에서 마주하는 여러 가지 선택의 상황이나 유혹과 마주쳤을 때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한결 수월할 것이다.

당신은 오늘 아침 어떤 선서를 하고 나왔는가? 만일 하지 못했다면 내일부터는 어떤 선서를 하고 집을 나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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