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지난 들에도 꽃은 핀다”···필리핀 여성들 재건 앞장
2013년 11월 필리핀 타클로반을 강타해 사망자 1만명, 이재민 50만명의 피해를 남긴 태풍 ‘하이옌’. 하이옌은 여성과 아이들에게 더 큰 상처를 남겼다. 새학기가 다가오지만 학교가 붕괴돼 100만이 넘는 아이들은 교복도, 교과서도 없이 주변을 맴돌고 있다. 재난에서 목숨을 건진 여성들은 살림살이를 근근히 이어가고 있다. 엄마들은 아이들과 물놀이도, 소풍도 즐길수 없게 됐다. 우유가 부족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사주지 못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좌절 속에서 한줄기 희망이 싹트고 있다. 레이테주 맥아더시티 여성들이 삼삼오오 모여 복구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활동은 단순하지만 의미가 크다. 진흙 땅을 정비하고 채소를 심으며 유기농 재배에 나서고 있다. 올 여름이면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다. 또한 상수도시설도 정비 중이다. 여성들은 물을 얻기 위해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
끔찍했던 참상을 야기한 하이옌이 지나간 지 반년이 흘렀다. 그러나 어떤 재난도 필리핀을 좌절시키지 못했다. 여성들은 레이테 재건을 어깨에 짊어진 채 한걸음씩 전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