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아부성 칭찬’은 독 그 자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봄 강원도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해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아리스토텔레스는 ‘돈이나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에서 이득을 보려고 기쁘게 해주는 사람’을 아첨꾼이라고 했다.

미국의 작가, 강사로 유명한 데일 카네기((Dale Breckenridge Carnegie, 1888~1955)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주립 사범대학에 진학했지만, 말을 너무도 못해 학우들에게 인기가 없었다. 그는 다른 학생들보다 열등하다는 생각에 젖어 있었으며,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마음마저 품었었다.

그러나 그에겐 한 가지 큰 장점이 있었다. 그건 ‘불굴의 의지’다. 그는 말을 잘 하기위해 세일즈맨, 연극배우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친 끝에 뛰어난 화술(話術)과 연설가로 스타덤에 오르게 되고, ‘인간관계론’으로 지금까지 세계시민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그는 “우리 인간은 인정(認定) 욕구가 강하다”는 점을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했다.

다시 말해 남을 칭찬하라는 것이다. “논쟁하려 하지 말고 모든 사람을 치켜세워라. 비난은 백해무익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몰두한다. 진정으로 타인에게 관심 있는 사람은 없다. 그들은 존경에 굶주려 있고 자신의 가치를 남이 알아주길 갈망한다. 그러니 잘못을 지적하지 말고, 논쟁하지 말며, 모든 사람을 치켜세우고, 경청하며 미소 지어라.”

이것이 카네기가 그의 ‘인간관계론’에서 이야기하는 핵심이다. 그러나 카네기는 아부는 아첨과는 다르다는 걸 강조한다. 서양에서 아부와 아첨은 flattery, butter up처럼 거의 동일한 의미로 쓰이지만, 동양의 한자로 보면 미세하면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아부는 ‘언덕 아(阿)’ 자와 ‘기댈 부(附)’ 자로, 언덕에 기댄다는 의미다. 그러니까 우리 속담 “비빌 언덕이 없다”는 뜻과 같다. 즉 ‘의지할 곳을 만드는 것’이 아부다.

그러나 아첨할 ‘첨(諂)’자에는 ‘함정(陷穽)’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즉 객관성 없는 내용으로 상대의 비위를 맞추어 듣는 이의 판단을 흐리게 하여 결국 함정에 빠지게 할 수 있는 것이 아첨이다.

한비자(韓非子, ?~BC 233)도 ‘세난편’(說難篇)에서 ‘역린(逆鱗)’ 이야기를 통해 아첨에 대해 경계할 것을 충고한다. “아무리 무서운 용(龍)이라고 할지라도 잘 길들이기만 하면 그 등에 올라 탈 수 있다. 그렇지만 용의 목덜미에 있는 한 자(尺) 길이의 역린을 건드리면, 반드시 그 사람을 죽인다고 한다. 임금에게도 이런 역린이 있다.”

아부는 어쩌면 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몸부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부의 기술에서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쌍방을 함정에 빠뜨릴 수 있는 ‘역린’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면 역린을 건드리지 않는 칭찬과 아부를 어찌하면 좋을까?

첫째, 불행의 책임을 남에게 돌리지 않는다.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이나 불행에 대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들이 궁지에서 벗어나 마음 편해지기 위해 즉각 다른 사람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그러나 한번 남의 탓으로 돌리고 나면, 책임을 떠넘기는 습관으로 굳어지게 된다.

둘째, 진심만을 말한다. 상대의 환심을 사면서 진심으로 다른 사람을 칭찬하면, 상대는 늘 기분 좋게 느끼고 좋은 감정으로 갖게 된다. 칭찬과 아부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칭찬은 진심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진심으로 칭찬하면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들 것이다.

셋째, 조금 바보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똑똑한 척 행동하면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고립되기 쉽다. 그리고 혼자서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는 것처럼 보이면, 사람들은 그를 도와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다시 말해 지나치게 똑똑하면 이로울 게 없다.

넷째, 인내심을 갖는다. 운 좋은 사람들은 항상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마감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또 어느 순간에 자신을 내려놓고 미끄러져 내려가야 할지도 잘 알고 있다.

다섯째, 질투심을 반드시 버린다. 가장 자기 파괴적인 감정은 질투심이다. 질투를 하면 스스로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에너지를 쓸데없이 소모해서 실수를 하게 되고, 결국엔 자신의 운과 기회를 망치게 된다. 질투심이 많아 보이면 결코 배 아파하고 칭찬에 인색하게 구는 소인배가 된다.

여섯째, 마음을 편히 갖는다. 삶이 뜻한 대로 굴러가지 않을 때는 어쩌다 힘든 날일 뿐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편히 갖는다.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으면 한번 멈춘다. 행운은 스스로 운이 좋다고 믿을 때 찾아오기 때문이다.

사람은 칭찬을 받았을 때 겸양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 겸양하는 사람은 남을 비판하지 않는다. 칭찬도 아부도 가려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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