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공명(共鳴) 권영오 “선릉역 5번 출구에 다리 없는 남자가 앉아 있다”

장애인 휠체어

선릉역 5번 출구에

다리 없는 남자가 앉아 있다

저도 제가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못 본 척

지나치는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 감상노트

글씨를 적은 골판지와 동전그릇 옆에 다리 없는 남자가 앉아 있다. 저도 제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어쩌다 저렇게 됐을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다리 없는 남자처럼 속울음을 울었다.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말하지 않은 말이 무성영화처럼 웅성거린다. 허(虛)한 맛이 오래 간다. (홍성란 시인·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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