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투어 17] ‘부하라 여행’, 고대~중세~근현대 실크로드 ‘실감’

아르크 고성 모습. 성벽에 붙은 2018이라는 숫자가 눈길을 끈다. 2018년을 나타내는 숫자로, 성 앞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언제 이곳을 다녀갔는지 확실한 징표가 된다. 부하라 주정부는 매년 연초 이 숫자를 그해 연도로 바꿔놓는다.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 최희영

[아시아엔=최희영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 작가]잠시 동안 칼란 미나레트의 웅장함에 빠졌던 관광단은 그 옆의 칼란 모스크를 보면서 그 규모에 또다시 감동했다. 최대 2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사원으로 중앙아시아 두 번째 크기다. ‘칼란’은 타직어로 웅장하다는 뜻이라는 가이드의 설명에 관광단 일행은 머리를 끄덕이며 이곳이 중앙아시아의 이슬람 최대 성지라는 사실을 기억했다.

이어 들른 아르크 고성(Ark of Bukhara) 또한 관광단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르크는 ‘요새’라는 뜻이다. 기원전부터 하나둘 벽돌을 쌓기 시작해 9세기쯤 성곽의 면모를 갖춘 뒤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황톳빛 사암의 흙벽이 인상적인 이 성을 통해서는 그동안 수많은 역대 왕과 제후들이 거쳐 가며 중앙아시아의 역사를 고쳐 쓰곤 했다. 하지만 수난사 또한 만만치 않았다.

가장 최근엔 러시아혁명의 풍파로 상당 부분 훼손되어 고작 800m쯤만 남은 성곽 둘레가 2,500년 부하라 역사의 안타까운 시간을 증언했다. 구석기 유물과 실크로드 상인들의 물품 전시가 압권인 성내박물관 등이 이 역사 유적지에서 둘러볼 만한 곳들이다.

부하라 관광의 또 다른 명소는 이스마일 샤마니 영묘(Mausoleum of Ismoil Samoniy)다. 892년에서 943년에 걸쳐 지어진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 건축물로, 9세기 말 부하라를 점령한 샤만 왕조의 이스마일 샤마니가 부친을 위해 지었는데 그 후 그와 그의 자손도 묻혀 샤만 왕조의 왕족 영묘가 되었다. 외관은 단순하나 뛰어난 건축미를 뽐내며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건축물로 몽골의 습격 때 땅속에 묻혔다가 1925년 발굴되었다.

나지르 지반베기 메드레세(Nadir Divan-begi Medressa) 역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유적지다. 1622년 나지르 지반베기가 세운 이슬람 정통 신학교로, 정면 입구 푸른 타일 의 아치엔 특이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두 마리의 봉황이 태양을 향해 날갯짓 을 하고 그 태양 한가운데 사람의 얼굴이 있는데, 이것은 우상 숭배를 부정하는 이슬람 교리와는 어긋난 것으로 당시 집권자들이 자신들의 세를 과시하기 위한 행위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실크로드 대상들의 숙소였던 라비하우스(Lyabi Khauz)와 예언자 욥의 전설을 간직한 ‘차슈마(샘) 욥’ 등 고대와 중세를 거쳐 21세기까지 이르는 길을 관광단은 여섯 시간에 해치웠다. 사뭇 아쉬웠다. 반드시 다시 올 길이다. 이런 여정이라면 일주일쯤 머물며 차분하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맞다. 그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관광단은 이제 부하라에서 1박 한 뒤 2월 1일 아침 일찍 사마르칸트로 떠난다. 그리고 사마르칸트 관광을 마친 뒤에는 ‘아프라시압’이란 이름의 고속철을 이용해 타슈켄트로 이동하게 된다. 이들의 이번 여정도 어느덧 중반쯤을 넘어서고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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