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군, 걸프해역서 외국유조선 또 억류···최근 3주간 3척 억류
[아시아엔=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밤 걸프 해역에서 외국 유조선 1척과 선원 7명을 억류했다고 4일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이 유조선이 인근 아랍권 국가로 70만L의 경유를 밀수하려 해 이를 적발했다고 설명했다. 억류한 유조선의 선적이나 소유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혁명수비대는 이 배가 해상에서 배끼리 불법으로 화물을 옮기는 수법(환적)으로 경유를 받아 몰래 이란 영해를 빠져나가려 했다고 밝혔다.
이란 현지언론들은 혁명수비대가 이란 남서부 해안과 사우디 동북부 사이 걸프 해역에 있는 파르시 섬 부근 이란 영해에서 이 유조선을 억류했다고 보도했다.
걸프 해역 안쪽에 위치한 이곳은 긴장이 고조한 호르무즈 해협과는 거리가 멀지만, 혁명수비대는 이번 유조선 억류를 통해 걸프 해역 전체에 대한 제해권을 대외에 확인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정부의 보조금 지원으로 휘발유, 경유 등 석유 연료의 소매 가격이 다른 중동 국가보다 싼 편이어서 이를 밀거래해 차익을 챙기는 불법 무역이 빈번하다. 혁명수비대는 지난달 18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석유 연료 100만L를 환적 수법으로 밀수하려 했다면서 파나마 선적의 유조선 리아호를 억류했다고 밝혔다.
애초 이란 당국은 지난달 14일 리아호가 조난신호를 보내 구조했다고 했으나 나흘 만에 억류로 입장을 바꿨다. 이어 지난달 19일에는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억류했다. 혁명수비대는 이 유조선이 이란 어선을 충돌한 뒤 구조작업을 하지 않고 역방향으로 도주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4일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은 시리아로 원유를 운반해 유럽연합(EU)의 대시리아 제재를 어겼다는 이유로 이란 유조선 1척을 억류했다.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는 걸프 해역에서 순찰을 강화했고, 지난달 14일부터 이날까지 3주 간 유조선 3척을 잇달아 억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