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복구 새로운 모델 ‘풀뿌리NGO’, 네팔 산간지방 지진 구호활동 앞장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네팔 대지진이 발생한지 약 10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수백만명이 대지진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유니세프 같은 대규모 NGO들의 원조를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는 수도 카트만두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산골 지역은 주민들이 직접 방수천과 나뭇가지를 이용해 임시거주지를 만들어 생활할 만큼 매우 열악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인도-네팔 국경에서 일어난 갈등으로 빚어진 ‘석유대란’은 산간지방 주민들을 더욱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국제구호단체들의 손이 닿지 않는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매서운 겨울을 견딜 수 있을까.

다행히 지방산간과 빈민가의 이재민들을 도와 신속하게 구호활동에 나선 이들이 있으니, 바로 현지 풀뿌리 NGO?단체들이다. 이 단체들의 가장 큰 특징은 ‘현지 주민들과의 소통’이다. 이들은 지진 발생 전부터 문해교육, 기술연수, 여성취업 등 네팔 국민들에게 힘이 되어 왔다. 지난 4월 지진이 발생했을 때 피해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빠르게 피해복구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READ Global’(이하 READ)은 문맹자들을 위한 교육을 진행해온 현지 NGO 단체다. 네팔은 대지진 직후 모든 전력 공급이 중단됐으나, READ는 센터 건물에 설치된 태양력을 활용해 주민들의 휴대폰을 충전해 줬다. 휴대폰이나 전화 없이는 외부와 소통이 어려운 산간지방에서 가장 필요한 조치였다. 덕분에 주민들은 지진 재발이나 언제 올지 모르는 응급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다. 또한 이들은 지진으로 집을 잃은 주민들에 비교적 안전한 센터 건물을 잠자리로 내주기도 했다.

READ는 네팔 전역에 걸쳐 59개 센터를 운영중이다. 이중 6개소가 지진으로 무너졌지만, 1천명의 현지주민들이 자원하고 나서 신속하게 건물을 재건했다. 빠른 지진피해복구를 위해선 READ 센터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 피해지역 주민들고의 협력을 바탕으로 READ는 현지 네트워킹을 통해 음식, 옷, 의약품 등을 산간지방에 신속히 전했다. 이는 카트만두에 도착한 대형 NGO들이 며칠에 걸쳐 했던 일들이었다.

‘dZI 재단’(이하 dZI)도 네팔 지진피해 복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dZI는 접근성이 어려운 에베레스트 산간지방에 자리 잡고 있는 현지 풀뿌리 단체다. 비포장도로와 산기슭을 뚫고 3일 내내 걸어야 dZI에 닿을 수 있을 정도로 오지에 위치해 있다.

네팔 지진 발생 직후, dZI는 피해복구 예산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논의했고, 69회에 걸친 논의 끝에 이들은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결론이 나자 dZl은 신속하게 임시 학교를 설립해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현지 주민들과 소통해왔기에 피해지역에 가장 알맞은 지원책을 찾을 수 있었다.

READ나 dZI와 같은 사례는 새로운 재난피해 복구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유니세프 등 대형 NGO의 경우 네팔 지진 당시,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정작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산간지방엔 실질직언 도움을 주지 못했다. 대형 NGO들이 피해민들에게 일괄적으로 제공한 텐트도 마찬가지다. 산간지역의 경우, 텐트는 겨울이 되면 무용지물이 되며, 이 곳의 이재민들은 현재 추위와 맞서 싸우고 있다.다. 반면 READ와 dZI는 지속적으로 피해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도움이 절실한 부분들을 해결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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