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伴侶植物)시대①] 자연·싱그러움·편안함 상징 ‘그리너리’

색채 전문기업 팬톤(Pantone)이 2017년도 컬러(Color of the Year 2017)로 선정한 그리너리(Greenery)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세계적인 색채 전문기업 팬톤(Pantone)이 2017년도 컬러(Color of the Year 2017)로 선정한 총 10가지 컬러 중 가장 눈여겨볼 색은 그리너리(Greenery)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를 지닌 ‘그리너리’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컬러로 봄의 처음을 느끼게 해주는 녹색(綠色)계열이다.

팬톤은 선정 이유로 “자연·싱그러움·편안함을 상징하는 ‘그리너리’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생동감을 주는 색”이라며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스트레스가 심한 삶 속에서 인간과 자연의 연결성을 뜻하는 친환경적인 ‘Greenery’는 휴식과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준다.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은 “전능하신 신(神)은 정원(庭園)을 가장 먼저 창조했다. 정원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순수한 즐거움이다”라고 말했다.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 수상이 만든 ‘차트웰’ 정원에는 그가 심은 사과나무가 지금도 봄이 되면 흰꽃을 피운다. 정원은 우리 삶을 육체적·정신적으로 치유한다.

식물을 일시적 장식용이 아닌 삶의 동반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반려식물’(伴侶植物)이란 용어가 생겼다. 반려식물이란 짧은 시간 동안 보고 마는 꽃송이와는 달리 식물이 하루가 다르게 가지를 뻗고, 잎이 풍성해 지고, 꽃도 피고 지면서 사람과 오랜 시간 함께 지내는 식물을 말한다. 반려식물은 여러 해를 함께 하면서 일상 속에서 소소한 기쁨을 제공한다.

현대사회에서 인간관계에 결핍을 느끼거나 정신적인 상처를 치유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반려식물이 정서적 동반자 역할을 한다. 요즘은 애완동물(반려동물)처럼 SNS에 자신이 기르는 반려식물 사진을 올리는 것이 유행이다. 반려식물로 선인장(仙人掌, cactus)처럼 줄기나 잎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는 다육식물(多肉植物, succulent pant)이 인기다.

요즘 1인 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伴侶動物) 대신 쉽게 키울 수 있는 ‘반려식물’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1985년 66만 가구에서 2015년 506만 가구로 30년 동안 8배 정도 증가했다.

일반인들이 반려식물을 선택할 때 대개 식물의 색과 형태를 비롯하여 키우기 쉬운지 여부 등을 고려한다. 그러나 식물관련 전문 큐레이터(curator) 또는 화초 가게에서는 손님의 성격과 생활습관에 맞춰 반려식물을 추천해 준다. 즉 개인의 라이프스타일(life style)과 식물과의 궁합(宮合)을 검토한 후 적합한 식물을 추천한다.

주말 꽃가게 손님 중에는 식물로부터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어 하는 20-30대 싱글족이 많다고 한다. 반려식물은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독거노인에게도 필요하다. 지난해 서울 동작구 사당1동 주민센터는 관내 독거노인 160가구에 반려식물을 나눠준 결과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식물의 생명이 움트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자신이 직접 키운 식물을 결과물로 보면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꽃과 나무를 활용해 심신치유 효과를 얻는 원예치료가 관심을 끌고 있다. 원예치료 중 꽃만을 이용한 심신치료법을 ‘플라워 테라피’(flower therapy, 꽃 치유요법)라고 한다. 즉 꽃을 눈으로 보고, 코로 향기를 맡고, 손으로 만지는 것만으로도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완화하여 심신의 안정을 되찾는 치료법이다.

플라워 테라피는 꽃향기가 사라졌다고 해서 치유효과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즉, 향기가 없어도 꽃의 색깔에도 치유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붉은 장미의 달콤하고 짙은 향기는 지친 심신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분을 밝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카네이션은 은은하고 청아한 향기가 흥분을 진정시켜주므로 쉽게 흥분하는 아이들 공부방에 두면 좋다.

흰색 백합(白合)은 방향제 역할을 하므로 거실 등에 두면 좋다. 한때 백합을 방 안에 두고 잠이 들면 영영 깨어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는 백합이 이산화탄소(二酸化炭素, carbon dioxide)를 배출하기 때문에 밀폐된 방에 백합을 가득 채웠을 경우에 해당된다. 모든 꽃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방안에 꽃을 너무 많이 두면 독(毒)이 될 수 있지만, 몇 송이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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