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별미 과메기②] 꽁치 해풍에 말린 ‘배지기’ ‘짜배기’ ‘통과메기’ ‘통말이’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우리나라 청어 어획량은 1930년대 초반까지 연간 7만톤에 달했으나, 이후 급격히 감소해 90년대 중반까지 1만톤에 못 미치는 상태가 이어졌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해 2008년 4만5천톤까지 늘었고, 최근에는 2만-3만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청어 과메기 덕장도 꾸준히 늘어나 포항과 영덕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3년새 100여 곳으로 늘어났다.
광복 즈음에 우리나라 근해에서 청어 어획량이 감소하여 꽁치를 대신 이용하게 되었다. 즉 꽁치를 말려 예전 관목 대하듯 하였다. 1990년대 말부터 꽁치를 반으로 갈라 말린 과메기가 먹기 간편하고 식감이 쫀득하다는 장점이 있어 인기가 있다. 이에 꽁치의 배를 갈라 해풍에 3-4일 말린 것을 ‘배지기’ ‘짜배기’로, 꽁치를 통째로 매달아 보름 정도 말리는 ‘통과메기’ ‘통말이’ 등으로 부른다.
꽁치 과메기가 본격적으로 포항 어시장에서 팔리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이후다. 그 즈음에 구룡포 등지에 물고기 따위를 말리는 대규모 덕장이 들어서 통나무로 4-5단 건조대를 짓고 한 두름에 20마리씩 묶어 걸어 낮과 밤의 일교차를 이용해 얼리고 녹이는 것을 반복하면서 숙성시킨 것으로 바닷바람이 빚어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포항 구룡포 과메기가 유명한 것은 냉동과 해동(解凍) 과정을 거치며 숙성해가는 과메기의 특성과 지리적 여건이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포항 구룡포과메기협동조합에 따르면, 구룡포 지역 300여개 덕장에서 작년 10월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생산된 과메기는 약 7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었다. 포항시는 과메기 덕분에 42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올렸다. 포항에서 과메기 외에도 문어, 오징어, 검은 돌장어 등 우수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꽁치(saury)는 양턱이 삐죽 나온 침어(針魚)과에 속하며 몸은 가늘고 길며 측편(側偏)되었고, 몸의 등 쪽은 검은청색, 배 쪽은 은백색이다. 가을철에 많이 나돌며 몸이 칼 모양으로 길기 때문에 추도어(秋刀魚), 추광어(秋光魚), 공어(公魚)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꽁치는 한류성 어류로 주로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지역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주둥이 주변이 약간 노란색이 돌고, 너무 큰 것보다는 작고 통통한 것이 맛있는 꽁치다.
꽁치는 계절에 따라 지방 함유량이 다르다. 즉, 여름철에는 지방이 약 10%이며, 가을철에는 약 20%로 증가하며 생선 중에서 지방 함량이 가장 높은 편이다. 그리고 산란을 하면 지방이 약 5%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꽁치가 제일 맛있는 계절은 가을철로 서리가 내려야 꽁치는 제 맛이 난다고 한다.
꽁치는 영양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값이 싸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이 애용하는 생선이다. 단백질 함량도 약 20%로 매우 많으며, 질도 우수하기 때문에 스태미너 식품으로 꼽을 수 있다. 꽁치의 붉은 살에는 비타민B12가 풍부하여 빈혈 치료에 도움이 된다. 꽁치의 지방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꽁치는 산성식품이므로 채소 같은 알칼리식품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내장 째로 구워 먹어도 맛에 별 이상이 없는 생선으로 꽁치와 은어 등이 알려져 있다. 꽁치는 소금구이가 일품이며, 간장조림과 통조림으로도 많이 먹는다. 꽁치는 수컷보다는 암컷이 맛이 좋다. 아가미가 담녹색이고 앞쪽이 조금 둥그스름한 것이 암컷이며, 수컷의 아가미는 앞이 뾰족하고 오렌지색이 돈다.
꽁치에는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하며, 전체 지방의 82%가 불포화지방이다. 꽁치의 껍질은 살을 보호막처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부패하지 않고 숙성할 수 있다. 꽁치 100g당 칼로리는 165kcal로 열량이 낮은 편이며, 피부에 좋은 DHA와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과메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더욱 증가하며 핵산도 많이 생성된다. 핵산은 피로회복, 신진대사 촉진, 빈혈 개선, 간 기능 향상, 피부노화 지연 등에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