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대 최대규모’ 열병식···민족주의 고취? 中 청년들 ‘글쎄’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군병력 1만2000여명, 무기장비 500여대, 군용기 200여대···.

‘역대 최대 규모’의 전승절 열병식이 중국 베이징에서 3일 개최됐다. 참여인사도 화려하다. 초청장을 받은 51개국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 30개국 정상들이 열병식을 직접 보기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다. 중국의 대규모 열병식에 대해 영국 <BBC>는 “대외적으로 중국의 위상과 군사력을 과시하면서도, 톈진항 폭발사고로 인한 국내 불만여론을 잠재워 민족주의를 불러일으키려는 목적”이라고 3일 분석했다.

이와 같은 중국의 ‘애국심 고취’는 꾸준히 이어져왔다.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 당국은 1991년부터 ‘애국교육 캠페인’을 시행했다. 1989년 당시 정부의 강경진압에 대한 불만여론을 잠재우고 젊은이들의 애국심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캠페인의 주요 의제는 ‘2차 세계대전’이었다. 당시 일본군의 손에 목숨을 잃은 중국 병사들을 추모하며 민족주의 사관을 학생들에게 전했다. 이에 2005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반일본단체 펀칭(FenQing, 분노한 젊은이란 뜻)이 조직되기도 했다.

최근엔 ‘네티즌’들에게 민족주의를 자극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민족주의 블로거 저우시아오핑(33)이다. 저우는 <젊은이들이여, 이 나라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 <미국의 9가지 트릭 : 문화냉전> 등 민족주의·반미 성향이 강한 글을 저술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열린 예술문학 관련 컨퍼런스에서 “‘긍정적 에너지’를 젊은이들에게 주고 있다”며 저우에게 찬사를 보냈다.

저우에 대해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중국 네티즌들은 그의 글을 존경하기 보다는 비판하고 있다”며 “한 네티즌들은 그를 ‘중국정부의 광대’라 표현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많은 중국 젊은이들이 중국 당국의 애국심 고취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는 리웨이는 “사실 중국 열병식을 일일이 챙겨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휴일을 즐기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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