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스 파워’ 스리랑카 정권교체…개혁은 ‘험난’
* ‘아시아엔’ 해외 필진 기고문 한글요약본과 원문을 게재합니다.
[아시아엔=칼링가 세네브라트네 IPS 프리랜서 기자] 지난해 11월, 스리랑카자유당 대표직을 겸임했던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대선출마를 선언할 때만해도 그 누구도 그의 3선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스리랑카자유당 당서기를 역임한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가 스리랑카의 새로운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신임대통령도 라자팍사 전 대통령과 같은 스리랑카자유당 출신이기 때문에 전면 개혁은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선거운동 기간 라자팍스 캠프에선 시리세나와 민족민주전선이 서방의 지원을 받아 정권교체를 이루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시리세나 캠프는 대통령 친인척, 마약상, 카지노 경영자들이 단합해 부패정권을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라자팍사에 유리했던 판세는 라자팍사의 측근들이 라자팍사 형제의 부패를 고발하며 반전됐다. 과거 부패정권에 침묵하던 주류언론들은 이를 과감히 보도 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부패를 청산하기 위한 ‘국민의 힘’ 운동이 일어났고 여론이 고조되면서 대세는 시리세나로 기울었다. 일부 정치인들은 “타밀족과 무슬림 유권자들이 라자팍사가 아닌 시리세나에게 투표했다”면서 “이는 시리세나가 대선에서 승리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시리세나는 일반투표에선 3%, 소수자 투표에선 4.5%차로 승리했다. 소수민족의 표가 시리세나의 승리를 이끈 것이다. 라자팍사는 2010년 62%의 득표율로 승리했으나 이번엔 지난번에 비해 득표율이 약 14% 가량 떨어졌다. 그의 지지층이었던 신할리아 불교도의 약 10%도 이번 대선에서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 천주교 말콤 란지스 추기경이 라자팍사의 가족들과 가까운 사이였다는 사실도 이번 대선결과에 한 몫했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스리랑카를 방문했으나 대다수 불교도들은 냉담했다. 과거 포르투갈 천주교도이 스리랑카의 수많은 불교도와 승려들을 살해해, 스리랑카 불교와 천주교 감정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스리랑카는 ‘국민의 힘(Peoples’ Power)’ 운동을 바탕으로 10년동안 장기집권했던 마힌드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을 낙선시키며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뤘다. 이는 국제사회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스리랑카의 부정부패가 완전히 척결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유권자들의 요구는 ‘부패를 양산하는 정치 구조와 연고주의를 뿌리뽑자’는 것이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연설에서 법구경의 한 구절을 인용해 “스리랑카는 더이상 국왕이 필요없지만, 국민을 이끌 정치인들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조언자이자 베테랑 언론인 루시안 라자카구나나야케는 “1948년 독립 이후 처음으로 새 내각이 탄생했다. 신임대통령은 부패, 사기, 비리 등에 연루된 이는 어떠한 직위에 있더라도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세나 캠프는 정부투명성과 부패를 감시하는 독립위원회를 만들어 100일동안 시범적으로 반부패 프로젝트를 국민들에 선보였다. 또한 위원회를 통해 라자팍사 가족과 측근들의 부패를 고발했다. 하지만 이 정책이 시행되려면 개헌, 즉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남아있는 의회의 지지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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