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순의 초경의 뜰] 노래하는 제갈량

layout-2016-9-29

제갈량(좌)???????? 예수(우)

[아시아엔=김유순 수필가] 중국 촉나라의 전설적인 지략가 제갈량이 100명의 군사로 적군 15만을 퇴치했을 때 이야기다.

그가 대군을 멀리 파견하고 작은 마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사마의가 이끄는 적군이 그를 생포하기 위하여 밀려왔다. 결과는 이미 자명한 터에 제갈량이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리기를, 성 안의 모든 깃발을 내리고 성문을 활짝 열어젖힌 후 병사들에겐 몸을 숨기도록 했다.

제갈량은 그 후 성벽 위 높은 데로 올라가 현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끝없는 행렬을 이루며 성문 앞에 당도한 적의 군대는 갑자기 심한 갈등과 혼동에 빠졌다. 천하명장 제갈량이 뭔가 자신들을 박살내고도 남을 굉장한 전략을 숨겨두었을 거라고 지레 짐작한 것이다. 이에 사마의 군대는 서둘러 퇴각해 버렸다. 노래하는 제갈량이 이긴 것이다. -<권력의 법칙> 중에서-

멋은 상황을 제압하는 여유로움에서 나온다.

쫀쫀하게 책임전가를 하거나 당황하여 허둥대면서 핑계대는 모습을 바라보면 오히려 가엾어 보인다. 분노하는 것은 상실감의 표출이라 했다. 다시 말해 그 상황을 정복하고 다스릴 힘이 없다고 스스로 판단되었을 때, 사람들은 화를 내 일단 겁을 주려한다는 것이다. ‘회피’, 이 또한 말할 필요도 없이 비겁한 것이다.

어느 날 제자들은 예수와 함께 갈릴리 호수를 가로질러 배를 타게 되었다. 예수님은 한가로이 주무셨다. 이 때 광풍이 불어 배가 위태롭게 되자, 제자들은 아우성이었다.

“주여, 주여, 우리가 죽겠나이다.”

예수를 따라 다니며, 죽은 자도 살려내고 떡 다섯 덩어리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먹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는 표적과 수많은 기적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광풍 앞에서 죽게 되었노라고 울부짖는 것이다. 한가로이 주무시는 예수님이 한심하다는 거였겠지.-누가복음 8장 22~25절-

예수님의 제자들뿐만이 아니다.

동방의 의인이었던 욥도 어느 날 다가온 인생의 광풍 앞에서 한탄에 빠져있었다. 이때, 폭풍 중에 나타나신 여호와가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너는 어디 있었느냐, 너는 대장부처럼 허리띠를 묶어라”-욥기 38장 3절-

마찬가지로 예수님도 흔들리는 배 안에서 쟁쟁거리는 제자들에게 질문하셨다.

“너희 믿음이 어디 있느냐?”

그리고는 바다와 바람을 향하여 꾸짖으셨다!

그런데···, 여기 예수 다음으로 진짜 멋있는 사람이 있다.

사도 바울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을 잡아다 인간 횃대로 불살라 죽이고 사자굴에 던져 넣었던 그는, 다메섹에서 예수를 만난 후, 비로소 영적인 눈이 뜨여 어둠에서 빛으로, 죄의 권세에서 하나님께로 나아왔노라고 아그립바왕 앞에서 담대히 고백한다.

그런 그가 로마로 가던 뱃길에서 유라굴로라는 광풍이 불어 사흘 낮과 밤에 해와 달을 보지 못할 만큼, 구원의 여망이 끊어지고 말았다. 이때 그는 담대히 선포한다.

“내가 가이사 앞에 서야 하리라···. 나는 하나님을 믿노라.” -사도행전 26장 18, 27장 24,25절-

창조주 하나님의 경륜을 믿는 믿음에서 비롯된 여유로움,

이 여유로움을 소유한 이야말로 진짜 멋있고 매력적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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