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슈퍼예산’ 편성…국가채무 ‘급증’

예산 올해보다 5.7% 늘어…재정건전성 우려

내년 예산안이 올해보다 5.7% 늘어난 376조원으로 편성됐다.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반영해 편성된 ‘슈퍼예산’이다. 그렇지만 내년 재정적자는 33조원을, 국가채무는 570조원을 각각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재정 건전성이 우려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금 지급과 실업기간에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등 비정규직·실업자·저임금직 생활안정 3종 지원 제도가 내년 예산안에 반영돼 시행된다.

정부는 18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을 확정하고 오는 23일까지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은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경기를 살리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내년 예산안 편성 배경을 설명했다.

내년 예산안은 376조원으로 올해보다 20조2천억원(5.7%) 늘어난다. 증가율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다.

정부는 내년 예산을 경제 활성화, 안전, 서민 생활 안정 등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실업자·저임금 근로자를 위한 생활안정 3종 지원 제도를 도입한다.

비정규직 고용안정과 처우 개선을 위해 중소·중견기업 사업주가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나서 정규직과의 임금 차별 해소를 위해 임금을 올리면 인상분의 50%(월 최대 60만원)를 1년간 지급한다.

실업급여 수급자에 대해서는 실업 기간에 국민연금 보험료의 75%를 지원하는 실업크레딧제도가 실시된다.

내년 7월에 도입되는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에 가입하는 사업장의 저소득근로자를 대상으로 퇴직연금 사업주부담금(10%)을 지원하고 자산 운용수수료 50%를 보조해준다. 저소득근로자는 30인 이하 사업장의 월소득 140만원 미만 근로자다.

분야별 예산을 보면 보건과 노동을 포함한 복지가 115조5천억원으로 올해보다 8.5% 늘어나고 비중은 30.7%에 달한다. 복지 예산 비중이 30%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복지예산 중 일자리 예산은 7.6% 증가한 14조3천억원이다.

세월호 사고에 따라 안전예산은 14조6천억원 편성돼 올해보다 17.9% 늘어났다. 분야별 증가율 중 가장 높다.

창조경제 관련 예산은 8조3천억원으로 17.1% 늘어난다.

경기 회복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농림·수산·식품, 환경 예산도 3.0∼4.0% 늘렸다.

공무원 보수는 평균 3.8% 인상되고 사병 월급은 15% 오른다. 상병 기준으로 13만4600원에서 15만4800원으로 늘어난다.

재정건전성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수입은 382조7천억원으로 3.6% 증가해 이런 증가율은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의 6.2%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내년 물가 상승률 2%, 실질 경제 성장률 4%, 경상 성장률 6%를 전제로 예측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33조6천억원으로 올해 25조5천억원보다 증가하고 국가채무도 570조1천억원으로 올해의 527조원보다 늘어난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 비율은 -2.1%로 2010년의 -2.4% 이후 5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5.7%로 사상 최고치로 상승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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