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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갈대’ 신경림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

[오늘의 시] ‘갈대’ 신경림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

언제부턴가 갈대는 손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오늘의 시] ‘가을비’ 신경림 “늙은 역무원 굽은 등에 흩뿌리는 가을비”

[오늘의 시] ‘가을비’ 신경림 “늙은 역무원 굽은 등에 흩뿌리는 가을비”

젖은 나뭇잎이 날아와 유리창에 달라붙는 간이역에는 첫시간이 돼도 손님이 없다 화물차 언덕을 돌아 뒤뚱거리며 들어설 제 붉고 푸른 깃발을 흔드는 늙은 역무원 굽은 등에 흩뿌리는 가을비

[오늘의 시] ‘다리’ 신경림 “남만 건네주는 것일까”

[오늘의 시] ‘다리’ 신경림 “남만 건네주는 것일까”

다리가 되는 꿈을 꾸는 날이 있다 스스로 다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내 등을 타고 어깨를 밟고 강을 건너는 꿈을 꾸는 날이 있다 꿈속에서 나는 늘 서럽다 왜 스스로는 강을 건너지 못하고 남만 건네주는 것일까 깨고 나면 나는 더 억울해 지지만 이윽고 꿈에서나마 선선히 다리가 되어주지 못한 일이 서글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