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을의 역사와 품격은 아름드리 숲이다 크나큰 고난을 뚫고 온 장엄한 세월의 나무 그 나무와 함께 사람은 깊어진다 그 나무에 기대어 아이들은 자란다 나는 나무의

한 마을의 역사와 품격은 아름드리 숲이다 크나큰 고난을 뚫고 온 장엄한 세월의 나무 그 나무와 함께 사람은 깊어진다 그 나무에 기대어 아이들은 자란다 나는 나무의
어느 날부터 내게 고요함이 사라졌다 어느 날부터 내게 그리움이 사라졌다 어느 날부터 내게 긴 여운이 사라졌다 가을에는 더 그리워져야겠다 고독해져야겠다 간절해져야겠다 이 가을에 난
에티오피아 고원에 바람이 불어오면 아이들은 어디로든, 어디로든 달려 나간다 초원을 달리고 흙길을 달리고 밀밭을 달린다 허기를 채우려는지 온기를 찾는 것인지 소년은 소녀를 만나고 친구는 친구를
먼 길을 걸어온 사람아 아무것도 두려워 마라 그대는 충분히 고통받아 왔고 그래도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자신을 잃지 마라 믿음을 잃지 마라 걸어라 너만의 길로 걸어가라
신발 끈을 묶고 정원 일을 나서는데 어라, 새로 산 신발 깔창이 반항한다 깔창을 꺼내 보니 날 빤히 바라보며 밟히기 싫다구, 나 밟히기 싫다구요 그래, 안다
있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있어도 별일 아닌 걸 가지고 무슨 대단한 사태인 양 호들갑을 떨고 악소문을 퍼뜨리고 불안과 불신과 공포의 공기를 전하며 동네와 장터를 흉흉하게
마을에 큰 홍수가 있었다 아직 다 복구하지 못한 학교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이 모여 수업을 한다 무슨 사연일까, 자꾸만 문밖을 바라보는 소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되고 만 걸까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더는 나아갈 수 없다 돌아서고 싶을 때 고개 들어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라 여기서 돌아서면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너는
광야의 봉쇄수도원 수녀님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나의 모습이라며 몽당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려 보냈는데 이게 나야, 웬 이쁜 외계인, 혼자 웃다가 번쩍 다시 보니
나이가 드니 안녕이 참 많군요 안녕이란 말이 참 무서워지는군요 가면 갈수록 사랑이 오기보다 이별이 더 많이 걸어오는군요 나이가 드니 뒤를 돌아보는 일이 많군요 가야 할
아침이면 목 마른 꽃들에게 물을 준다 저녁이면 속 타는 나무에게 물을 준다 너희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구나 서로를 경계하지도 멀어지지도 않았구나 벌들은 꽃과 꽃을 입맞춰주고 바람은
어린 날 나에게 가장 무서운 건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것도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것도 아니었네 학교에서도 동네에서도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 거였네 세 살 많은 영기가
날이 가물어 땅이 마른다 나도 마른다 코로나 검은 손에 만남도 가물어지고 살림도 말라간다 한줄기 단비가 오시고 서늘한 밤비가 내리자 6월의 귀인이 걸어온다 꽃이 온다 꽃이
여린 새싹 앞에서 허리를 숙인다 눈부신 신록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진보한 젊은이 앞에서 머리를 숙인다 내 가난한 젊은 날은 이렇게 살았다고 총칼 앞에 온몸을 던져
첫인상을 남길 기회는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 첫사랑의 떨림은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 첫마음을 새길 시기는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 세상의 칭찬과 비난에 좌우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