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았다 아니, 보아버리고 말았다 나는 만났다 아니, 만나버리고 말았다 나는 읽었다 아니, 읽어버리고 말았다 그 순간 나는 이제까지의 나를 ‘버리고’ 그 진리 앞에 응답해야

나는 보았다 아니, 보아버리고 말았다 나는 만났다 아니, 만나버리고 말았다 나는 읽었다 아니, 읽어버리고 말았다 그 순간 나는 이제까지의 나를 ‘버리고’ 그 진리 앞에 응답해야
봄을 타는가보다 며칠째 입맛이 없다 문득 맛난 음식들이 떠오른다 내 인생에 가장 맛난 음식들은 유명한 맛자랑 요리집도 아니고 솜씨 좋은 울 엄니가 차려준 음식도 아니다
반항아가 살지 않는 가슴은 젊음이 아니다 탐험가가 살지 않는 가슴은 젊음이 아니다 시인이 살지 않는 가슴은 젊음이 아니다 너는 지금 인류가 부러워하는 스무 살 청춘이다
파리 꼬뮌이 무너진 1871년 5월 28일 지배 계급은 수도 탈환을 축하하며 잔인하게 노동자와 시민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수많은 소년 소녀들도 총을 들고 거리에서 싸우다 죽어갔다 열
나는 많은 길을 걸어왔다 내가 걷는 길은 태양보다 눈물이 더 많았다 아침부터 찬 비가 내린다 나에게 지구는 하나의 커다란 눈물방울 젊어서 먼저 생을 완주한 나의
처음 해보는 부모 노릇, 처음 해보는 아이 노릇, 모자라고 실수투성이인 우리가 만나 서로 가르치고 격려하고 채워주며 언젠가 이별이 오는 그날까지 이 지상에서 한 생을 동행하기를
난 정직한 사람이라 들었는데 사랑이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드네요 난 현명한 사람이라 들었는데 사랑이 나를 바보처럼 만드네요 난 당당한 사람이라 들었는데 사랑이 나를 초라하게 만드네요 난
여행을 나서지 않는 이에게 세상은 한쪽만 읽은 두꺼운 책과 같아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자기 밖의 먼 곳으로 여행을 가야 한다 나 자신마저 문득 낯설고
꿈을 품은 사람아 시린 겨울 대지를 바라보자 꽃들은 훗날을 위해 언 땅속에 자신의 씨앗을 미리 묻어 놓았다 오늘 피어날 자신을 버리듯이 겨울 대지에 미리 묻어
넘어도 넘어도 끝없는 만년설산의 길 춥고 희박한 공기 속에 난 그만 지쳤는데 이곳에서 태연히 살아가는 이가 있다 인생은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지만 인간으로서 자기 자신을 체험하는
길을 보면 눈물이 난다 누군가 처음 걸었던 길 없는 길 여러 사람이 걷고 걸어 길이 된 길 그 길 하나를 만들기 위해 앞서 걷다 쓰러져간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속셈 없이 구하라 그리고 그 응답에 둘러 싸이라” 건강함을 견지하라 그리고 그 기운에 둘러 싸이라 아름다움을 추구하라 그리고 그 빛에 둘러 싸이라 사랑에 투신하라 그리고
사랑은 서로 마주 보는 거라지만 사랑은 함께 앞을 보며 걸어가요 서로 마주 보기만 하는 사랑은 바람이 제 마음대로 불어가듯 변덕스런 운명에 이끌리지만 서로 같은 곳을
세계의 앞이 보이지 않고 가짜와 소음이 난무할 때 더 깊이 성찰할수록 더 멀리 내다볼 것이다 더 맑고 정직할수록 더 곧게 일어설 것이다 더 높이 집중할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