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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오늘의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에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

[오늘의 시] ‘독도만세’ 이근배 “눈 부릅뜨고 지켜왔거니”

[오늘의 시] ‘독도만세’ 이근배 “눈 부릅뜨고 지켜왔거니”

하늘의 일이었다 처음 백두대간을 빚고 해 뜨는 쪽으로 바다를 앉힐 때 날마다 태어나는 빛의 아들 두 손으로 받아 올리라고 여기 국토의 솟을 대문 독도를 세운 것은 누 억년 비, 바람 이겨내고 높은 파도 잠재우며 오직 한반도의 억센 뿌리 눈 부릅뜨고 지켜왔거니 이 홀로 우뚝 솟은 봉우리에 내 나라의 혼불이 타고 있구나 독도는 섬이 아니다 단군사직의 […]

[그는 스파이였다①] “러시아 수상을 매수하라”

[그는 스파이였다①] “러시아 수상을 매수하라”

[아시아엔=김중겸 전 경찰청 수사국장, 전 인터폴 부총재] 1914년 40세에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적십자사 야전병원 의사로 근무했다. 중간에 잠시 귀국 불륜상대 여성의 이혼을 처리해 스캔들로 비화되는 걸 막았다. 다시 전선으로 나가려고 애썼다. 그러나 나이 41세. 현역복무로는 제한연령 초과, 호모라는 소문도 났다. 복귀 불가능했다. 1915년 9월, 존 아놀드 월린저가 접촉해왔다. “참전할 의향이 있다던데 첩보계에서 활동하면 어떠신가?” 넌지시 […]

[오늘의 시] ‘아들에게’ “사랑은 응시하는 것이다”

[오늘의 시] ‘아들에게’ “사랑은 응시하는 것이다”

아들아 詩를 쓰면서 나는 사랑을 배웠다 폭력이 없는 나라, 그곳에 조금씩 다가갔다 폭력이 없는 나라, 머리카락에 머리카락 눕듯 사람들 어울리는 곳, 아들아 네 마음속이었다   아들아 詩를 쓰면서 나는 遲鈍(지둔)의 감칠맛을 알게 되었다 지겹고 지겨운 일이다 가슴이 콩콩 뛰어도 쥐새끼 한 마리 나타나지 않는다 지겹고 지겹고 무덥다 그러나 늦게 오는 사람이 안 온다는 보장은 없다 […]

[오늘의 시] ‘곡강대주’ 두보 “진정 세상과 맞지 않아서라네”

[오늘의 시] ‘곡강대주’ 두보 “진정 세상과 맞지 않아서라네”

곡강대주 부용원밖 곡강가에 앉아 돌아갈 줄 모르고 앉아있노라니 수정궁전(水精宮殿)은 점차 흐릿해지네. 복사꽃은 드물게 버들개지 따라 떨어지고 꾀꼬리는 때때로 하얀 새들과 함께 날아다닌다. 제멋대로 마시는 것은 사람들에게 버림받길 원하기 때문이고 조정의 일에 게으른 것은 진정 세상과 맞지 않아서라네. 벼슬하면서 더욱 창주(滄洲)가 멀어졌다는 것을 깨달았으나 늙어버렸음을 슬퍼하면서도 벼슬을 떨치고 떠나지 못한다네.   曲江對酒 苑外江頭坐不歸 水精宮殿轉霏微 桃花細逐楊花落 黃鳥時兼白鳥飛 […]

[오늘의 시] ‘열반송’ 조오현 “이마에 뿔이 돋는구나 억!”

[오늘의 시] ‘열반송’ 조오현 “이마에 뿔이 돋는구나 억!”

천방지축 기고만장 허장성세로 살다 보니 온 몸에 털이 나고 이마에 뿔이 돋는구나 억!  

[오늘의 시] ‘날 부르려거든’ 김종환 “어제 과음했어도 나가리라”

[오늘의 시] ‘날 부르려거든’ 김종환 “어제 과음했어도 나가리라”

날 부르려거든 ‘술이나 한잔 하자’ 고 하지 말고 ‘소주를 한 잔 사겠소’ 라고 말해 주오 좋은 술집, 비싼 술집이 아니라도 좋소 시장 안, 꼭 시장 안이 아니라도 좋소 돼지국밥집이나 순대국밥집이면 더욱 좋소 술을 사겠다니 부담이 없어 좋지만 주머니엔 술값을 넣어 가지고 나가겠소 마시다 보면 술값은 내가 낼 수도 있고 아니면 2차를 내가 내더라도 그게 술 […]

[오늘의 시] ‘사청사우(乍晴乍雨)’ 김시습 “산은 다투질 않네”

[오늘의 시] ‘사청사우(乍晴乍雨)’ 김시습 “산은 다투질 않네”

잠깐 개었다 비 내리고 내렸다가 도로 개이니 하늘의 이치도 이러한데 하물며 세상 인심이야 나를 칭찬하다 곧 도리어 나를 헐뜯으니 명예를 마다더니 도리어 명예를 구하게 되네 구름이 오고 구름이 가는 것을 산은 다투질 않네 세상 사람에게 말하노니 반드시 알아두소 기쁨을 취하되 평생 누릴 곳은 없다는 것을

[오늘의 시]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김수영 “소리내서 울고 싶은…”

[오늘의 시]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김수영 “소리내서 울고 싶은…”

취해도 쉽게 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우리는 오랜만이라며 서로 눈빛을 던지지만… 외로움보다 더 가파른 절벽은 없지 살다 보면 엉망으로 취해 아무 어깨나 기대 소리 내서 울고 싶은 그런 저녁이 있다.

[아흔살 청년] 오대산 샘골에 ‘외로운 양치기 소년’ 울려퍼지고

[아흔살 청년] 오대산 샘골에 ‘외로운 양치기 소년’ 울려퍼지고

[아시아엔=박상설 <아시아엔> ‘사람과 자연’ 전문기자, 캠프나비 대표] 2018년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30일 낮, 장마비가 오락가락 하는 경기도 양주 조그만 내 아파트에 낯선이 7명이 찾아왔다. 안산시청 지역사회과 직원들과 시 산하단체 직원들이다. 그들은 제종길 전 시장이 지은 책과 난 화분 선물이 손에 들려 있었다. 90이 넘은 노인이 혼자 사는 집을 찾아온 손님들은 해가 질 무렵에야 떠났다. 나는 그들에게 […]

[오늘의 시] ‘담쟁이’ 도종환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오늘의 시] ‘담쟁이’ 도종환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

[오늘의 시] ‘광야’ 이육사 “큰 강물이 드디어 길을 열었다”

[오늘의 시] ‘광야’ 이육사 “큰 강물이 드디어 길을 열었다”

광야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하여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친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고선 지고 큰 강물이 드디어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가득하니 내 여기에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를 타고 오는 […]

[오늘의 시] ‘다리’ 신경림 “남만 건네주는 것일까”

[오늘의 시] ‘다리’ 신경림 “남만 건네주는 것일까”

다리가 되는 꿈을 꾸는 날이 있다 스스로 다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내 등을 타고 어깨를 밟고 강을 건너는 꿈을 꾸는 날이 있다 꿈속에서 나는 늘 서럽다 왜 스스로는 강을 건너지 못하고 남만 건네주는 것일까 깨고 나면 나는 더 억울해 지지만 이윽고 꿈에서나마 선선히 다리가 되어주지 못한 일이 서글퍼진다

[오늘의 시] 이백 ‘산중문답’ “묻노니, 그대는 왜 푸른 산에 사는가”

[오늘의 시] 이백 ‘산중문답’ “묻노니, 그대는 왜 푸른 산에 사는가”

묻노니, 그대는 왜 푸른 산에 사는가. 웃을 뿐, 답은 않고 마음이 한가롭네. 복사꽃 띄워 물은 아득히 흘러가나니, 별천지 따로 있어 인간 세상 아니네.   問余何事棲碧山(문여하사서벽산)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부답심자한) 桃花流水杳然去(도화유수묘연거)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

[오늘의 시] ‘바닷가에서’ 타고르 “아이들의 위대한 모임이 있습니다”

[오늘의 시] ‘바닷가에서’ 타고르 “아이들의 위대한 모임이 있습니다”

끝없는 세계의 바닷가에 아이들이 모입니다. 한없는 하늘이 머리 위에 멈춰 있고 쉼 없는 물결은 사납습니다. 끝없는 세계의 바닷가에 아이들이 소리치며 춤추며 모입니다. 그들은 모래로 집 짓고 빈 조개껍질로 놀이를 합니다. 가랑잎으로 그들은 배를 만들고 웃음 웃으며 이 배를 넓은 바다로 띄워 보냅니다. 아이들은 세계의 바닷가에서 놀이를 합니다. 그들은 헤엄칠 줄을 모르고 그물 던질 줄도 모릅니다. […]

日 미우라 아야코의 ‘밀리언 셀러’ 소설 ‘빙점’ 어떻게 나왔나?

日 미우라 아야코의 ‘밀리언 셀러’ 소설 ‘빙점’ 어떻게 나왔나?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여러 가지로 마음을 써서 보살피고 도와줌 또는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거나 마음을 써서 보살펴 주는 것”을 배려라고 말한다. 일본의 여류 작가 미우라 아야코가 조그만 점포를 열었을 때 장사가 너무 잘 돼 트럭으로 물건을 공급할 정도로 매출이 쑥쑥 올랐다. 그에 반해 옆집 가게는 파리만 날렸다. 그때 그녀는 남편에게 솔직한 심정을 털어 놓았다. “우리 가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