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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나그네’ 박목월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오늘의 시] ‘나그네’ 박목월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오늘의 시, 칠월칠석] ‘견우 직녀’ 심재기 “저 멀리 강 건너 영원한 우리 사랑”

[오늘의 시, 칠월칠석] ‘견우 직녀’ 심재기 “저 멀리 강 건너 영원한 우리 사랑”

저 멀리 강 건너 사무치게 그리운 님 그리움 알알이 날줄 씨줄 엮어서 은하수 강물에 흘려흘려 띄웠네 칠석날 기다리며 한숨으로 띄웠네 은하수 동별궁 베를 짜는 그리운 님 삘리리 삘리리 애틋한 정을 실어서 은하수 강가에서 피토하듯 불었네 만날 날 기다리며 영혼으로 불었네 저 멀리 강 건너 영원한 우리 사랑 은하수 동쪽에 독수리좌 별이되어 은하수 서쪽 거문고 자리 […]

[오늘의 시] ‘말복’ 박경희 “원하는 곳 시원하게 긁어줬다는 엄니”

[오늘의 시] ‘말복’ 박경희 “원하는 곳 시원하게 긁어줬다는 엄니”

계 모임에서 옻닭 먹고 온 엄니 밭머리에서 게트림 길게 하고 연거푸 이를 세 번 닦았다는데, 옻 안 타는 엄니 옻 잘 타는 아부지 앞에서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고, 멀찌감치 떨어져 다니던 엄니가 뒷간 들어갔다 나온 뒤, 아부지 들어가고 똥김도 빠지지 않았는데 그 위에 쭈그려 앉았다고, 밤새 간지러움에 뒤척이다가, 자 어매 여 좀 봐봐 엉덩이 까 […]

[오늘의 시, 광복절] ‘1945년 8월 15일’ 임종호 “송아지가 껑충대던 날”

[오늘의 시, 광복절] ‘1945년 8월 15일’ 임종호 “송아지가 껑충대던 날”

그날은 처음으로 해가 동녘에서 떠오르던 날 닭이 홰를 치던 날 송아지가 껑충대던 날 그날은 우리 아가가 웃어대던 날 아 그날에 만세가 있었네 하도 마음이 격해서 만 만세 만 만세 그 소리밖에 다른 말이 없었네 그날에야 비로소 하늘이 파랗게 드높았었네

[오늘의 시] ‘님의 침묵’ 만해 한용운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오늘의 시] ‘님의 침묵’ 만해 한용운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黃金)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盟誓)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微風)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追憶)은 나의 운명(運命)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희망의 문학 사랑도 사람의 […]

[오늘의 시] ‘태풍’ 김상용 “파괴의 폭군! 그러나 세척과 갱신의 역군(役軍)아”

[오늘의 시] ‘태풍’ 김상용 “파괴의 폭군! 그러나 세척과 갱신의 역군(役軍)아”

죽음의 밤을 어질르고 문을 두드려 너는 나를 깨웠다. 어지러운 명마(兵馬)의 구치(驅馳) 창검의 맞부딪힘, 폭발, 돌격! 아아 저 포효(泡哮)와 섬광! 교란(攪亂)과 혼돈의 주재(主宰)여 꺾이고 부서지고, 날리고 몰려와 안일을 항락하는 질서는 깨진다. 새싹 자라날 터를 앗어 보수와 저애(저碍)의 추명(醜名) 자취하던 어느 뫼의 썩은 등걸을 꺾고 온 길이냐. 풀 뿌리, 나뭇잎, 뭇 오예(汚穢)로 덮인 어느 항만을 비질하여 질식에 […]

[오늘의 시]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박노해 “시련의 시간을 통해 단련시키듯”

[오늘의 시]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박노해 “시련의 시간을 통해 단련시키듯”

시간은 모든 것을 쓸어가는 비바람 젊은 미인의 살결도 젊은 열정의 가슴도 무자비하게 쓸어내리는 심판자이지만 시간은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거장의 손길 하늘은 자신이 특별히 사랑하는 자를 시련의 시간을 통해 단련시키듯 시간을 견뎌낸 것들은 빛나는 얼굴이 살아난다 오랜 시간을 순명하며 살아나온 것 시류를 거슬러 정직하게 낡아진 것 낡아짐으로 꾸준히 새로워지는 것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저기 낡은 벽돌과 […]

[오늘의 시] ‘투루판’ 홍사성 “여름 평균기온 54도···그동안 나는 불평이 너무 많았다”

[오늘의 시] ‘투루판’ 홍사성 “여름 평균기온 54도···그동안 나는 불평이 너무 많았다”

해발 마이너스 154미터 연간 강수량 30밀리 여름 평균기온 54도   그동안 나는 불평이 너무 많았다

[오늘의 시] ‘허수아비’ 조오현 “논두렁 밟고 서면···가을 들 바라보면”

[오늘의 시] ‘허수아비’ 조오현 “논두렁 밟고 서면···가을 들 바라보면”

새떼가 날아가도 손 흔들어주고 사람이 지나가도 손 흔들어주고 남의 논 일을 하면서 웃고 섰는 허수아비 풍년이 드는 해나 흉년이 드는 해나 ―논두렁 밟고 서면― 내 것이거나 남의 것이거나 ―가을 들 바라보면― 가진 것 하나 없어도 나도 웃는 허수아비 사람들은 날더러 허수아비라 말하지만 저 멀리 바라보고 두 팔 쫙 벌리면 모든 것 하늘까지도 한 발 안에 […]

[오늘의 시] ‘8월의 시’ 오세영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오늘의 시] ‘8월의 시’ 오세영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인간이 지닌 모순, 당신은 가벼운가 무거운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인간이 지닌 모순, 당신은 가벼운가 무거운가?

[아시아엔=알레산드라 보나보미 기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1960~70년대를 살아가는 4명의 주인공들은 각자 저마다의 이유를 갖고 누군가를 사랑한다. 외과의 토마스는 사랑과 섹스를 별개라 여긴다. 그에겐 부인 테레사가 있지만 섹스는 다른 여자와 즐긴다. 테레사는 유년시절 트라우마를 겪었다. 그녀의 신체를 비웃곤 했던 그녀의 모친은 테레사를 증오했고, 계부는 의붓딸을 성폭행했다. 토마스는 자신의 파트너들 중 […]

‘추리소설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

‘추리소설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

[아시아엔=알레산드라 보나보미 기자] 1934년 출판된 은 ‘추리소설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의 고전이다. 의 주인공인 벨기에 사립탐정 포와로는 오리엔탈 특급열차에 오른다. 행선지를 향해 달려가던 열차는 폭설로 멈춰서고, 승객 라쳇이 의문의 살인을 당한다. 포와로는 즉각 수사에 나섰지만 알파벳 ‘H’가 쓰인 손수건과 ‘암스트롱’이라는 단어가 쓰인 검게 그을린 종이 조각 외엔 별다른 단서가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벨기에 출신의 명탐정은 승객들에게 […]

무라카미 하루키의 클래식 ‘1Q84’: 두 개의 달, 두 개의 현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클래식 ‘1Q84’: 두 개의 달, 두 개의 현실

[아시아엔=알레산드라 보나보미 기자] 1984년 도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 주인공 아오마메는 스포츠센터에서 트레이너로 일한다. 그녀는 가정폭력을 저지른 이들에 복수하는 암살자로 또다른 삶을 살고 있다. 소설의 남자주인공 텐고는 수학교사로 재직 중이다. 그러나 그 역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소설의 유령작가로 글을 쓰고 있다. 아오마메가 택시에 오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고가도로를 지날 즈음, 체증이 심해지자 택시 기사는 그녀에 “차에서 내려 […]

‘시’로 다시 태어난 ‘별’···최불암·신구·수애·하지원·소녀시대·조용필·김옥빈·손예진

‘시’로 다시 태어난 ‘별’···최불암·신구·수애·하지원·소녀시대·조용필·김옥빈·손예진

장재선 기자 신간 ‘시로 만난 별들’, 배우·가수 등 예인 40명 시와 에세이로 묘사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누런 봉투에 담겨 배달되는 책은 어딘지 모르게 정이 간다. 어제 소포가 왔다. 장재선 <문화일보> 문화부장이 10여년만에 펴낸 <詩로 만난 별들>이다. 장 기자(나는 그를 ‘제이제이’라고 부른다. 또 다른 누가 그렇게 부르는지는 알 수 없다)가 책을 낸 건 전날 카톡을 통해 알았다. […]

[김창수 시인의 뜨락] 간이식 수술 앞둔 내 생명 건져준 아내의 ‘셈법’

[김창수 시인의 뜨락] 간이식 수술 앞둔 내 생명 건져준 아내의 ‘셈법’

[아시아엔=김창수 시인] 2012년 9월 12일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에, 수술을 둘러싸고 의사와 아내(나를 포함) 간에 의견 차이가 발생하였다. 의사들은 통상적으로 수술 도중 사망확률이 5%가 넘으면 수술할 수가 없다고 하는데, 아산병원 주치의는 필자가 수술 도중에 시망확률이 20~30%에 달해서 수술을 할 수가 없다고 말하였다. 주치의가 수술을 망설인 이유는 필자의 상태가 간경화 말기에다가 심장판막 3개가 심하게 오그라들어 […]

[김창수 시인의 뜨락] ‘도나도나’, 이작 카체넬슨이 짓고 존 바에즈가 부르다

[아시아엔=김창수 시인] 이작 카체넬존(1886~1944)은 유대인으로 아이슈비츠 수용소에서 사망했다. 수용소에서 그가 쓴 시 중 어떤 것들은 유리병 속에 담겨 수용소 뜰에 묻혔다가 발굴되기도 하였고, 수용소를 간신히 빠져나온 한 유태인 소녀의 가방 속에서 나오기도 하였다. 이성으로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이나 사태에 직면하여 신앙인이 신을 향해 토해낼 수 있는 단어는 “주여!”라는 울부짖음이다. 구약성서 시편에 나오는 ‘주여’라는 단어 […]

[김창수 시인의 뜨락] 분단 72년만에 다시 떠올리는 문익환의 ‘평양 가는 기차표’

[김창수 시인의 뜨락] 분단 72년만에 다시 떠올리는 문익환의 ‘평양 가는 기차표’

[아시아엔=김창수 시인, 한빛고 전 교장] 문익환(1918~1994)은 만주북간도 용정출생으로 한국기독교장로회 목사로 통일운동과 사회운동에 앞장섰다. 한반도가 해방된 지 어언 72 년, 해방은 곧바로 남북분단으로 이어졌다. 미소냉전의 결과가 한반도의 허리를 갈라놓았고 남과 북의 정치꾼들이 거기에 편승하여 각 지역에 정부를 세움으로써 남북 대치가 시작된 것이다. 몇 년 지나 한국전쟁의 발발로 형제끼리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싸우다 1953년 7월27일, 종전이 아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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